[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올해도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공급 지역에 따라 건설사들이 받는 '청약 성적표'도 천차만별이다. 미분양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청약시장에서의 '성적 양극화' 현상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부동산
14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7만5359호로 전년 동월(2만1727호) 대비 5만3632호 증가해 3.4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1년 새 미분양이 9887호 늘어 1만3565가구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만호 이상을 기록했고 경북(9221호), 충남(8653호), 경기(8052호) 등이 뒤를 이었다. 1000호 미만을 기록한 곳은 세종, 광주, 서울 등 3곳에 불과하다.
비율로 보면 대구가 18%, 경북이 12.2%를 차지해 두 지역에 전국 미분양의 30.2%가 몰렸다. 이는 하위 10개 지역의 합(29.8%)보다 많은 것이다. 세종(0.01%)과 광주(0.35%)는 1% 미만을 기록했으며 서울(1.32%), 제주(2.36%), 부산(3.51%)도 비교적 미분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미분양이 양극화된 데에는 인구 대비 공급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인구수 대비 최근 2년간의 일반분양 물량 비율 조사 결과를 보면 0.13%를 기록한 서울을 비롯해 제주(0.31%), 광주(0.34%), 부산(0.44%) 등이 인구 대비 분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 미분양의 약 30%를 차지한 대구와 경북은 각각 1.38%, 1.44%로 전국 평균(0.93%)을 웃돌아 비교적 분양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별 최근 분양 단지들의 청약 결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이 올해 1월 대구 동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1·2순위 청약 진행 결과, 총 478세대 모집에 단 28명만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 0.06대 1을 기록하자, 현대건설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선착순 분양에 돌입했다.
반면
GS건설(006360)이 서울 영등포구에 공급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지난 7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대흥행'했다. 일반분양 98세대 모집에 총 1만9478명이 지원해 198.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청약 당첨자 중 가점 최고점은 75점, 최저점은 63점을 기록할 정도로 특히 고가점자들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정부의 1·3대책으로 인한 규제 완화로 향후에도 서울 등 미분양 물량이 적은 곳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며, 이에 따라 '미분양 양극화'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들이 떠안는 '미분양 리스크'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실수요자에 투자수요까지 더해져 서울 등 비교적 미분양 물량이 덜 쌓여있는 지역의 분양단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올해 건설사들의 공급 계획 지역에 따라 '미분양 리스크'가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