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현대차(005380) 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가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나란히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차증권(001500)이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최근 주요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공모 회사채 발행 시장의 강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AA급 우량채 간에도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기존 발행 예정이던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16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실시한 수요예측 흥행이 성공한 데 따른 결정이다. 모집금액 500억원인 2년물(44-1회차)에 1300억원, 1000억원인 3년물(44-2회차)에 49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금리도 앞서 제시한 것보다 높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돼 현대트랜시스의 부담이 적어졌다. 44-1회차의 금리는 4.448%로 확정됐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현대트랜시스의 2년 만기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인 4.418% 대비 3bp(1bp=0.01%p) 높다. 44-2회차는 4.386%에서 확정됐는데, 최초 제시 금리인 4.496%보다 –11bp 낮은 수준이다.
현대트랜시스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사진=증권신고서)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로 #현대자동차(41.1%),
기아(000270)(40.4%),
현대모비스(012330)(15.7%) 등이 대주주로 있다. 안정적인 그룹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거래) 수요를 기반으로 양호한 사업안정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계열 매출 비중은 90%를 상회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2019년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은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번 수요예측에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 지난달 중순까지 강세를 보였던 우량채 간에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대형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잇따르는 ‘연초효과’가 사실상 끝난 데다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7개 기업 가운데 현대트랜시스와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증권(AA-)은 투자수요를 채우지 못했고, 삼척블루파워(A+)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난 1~2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70여곳의 기업 중 미매각이 발생한 기업이 5곳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연초에는 작년과 달리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채권관련자금 재유입이 큰 규모로 이뤄졌다”라며 “2월 중순 이후 다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3년물 금리와 CP 3개월 금리의 역전현상이 해소되는 등 단기금리의 투자 매력이 크게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