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등 사유로 상장폐지…두 달 만에 '코인원' 재상장위믹스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디파이 올 상반기 중 출시외형 성장에도 인건비 등 여파로 적자전환…글로벌 재도전
지난 2017년 ‘크립토키티’를 시작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선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열풍이 시작됐다. 뒤이어 ‘엑시인피니티’가 동남아 시장에서도 성공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P2E를 비롯한 블록체인 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P2E 기반 게임·메인넷 출시, 암호화폐 발행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게임 기업들이 추진 중인 블록체인 사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은
위메이드(112040)가 꼽힌다. 위메이드는 상장폐지됐던 암호화폐 ‘위믹스’를 코인원에 재상장시켰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위메이드는 올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목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으로 1년 새 33% 확대된 1347.5억원을 지출했다. 블록체인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와 경상연구개발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블록체인 게임 ‘미르4 글로벌’ 매출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블록체인 사업 관련 비용으로 적자전환 했다. 위메이드의 지난해 매출은 36.9% 증가한 4586억원, 영업손실은 80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가 지난해 말 상장폐지 되며 악재가 겹쳤다. 위메이드가 계획한 수치와 실제 통화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핵심 신사업인 위믹스플레이 사업 매출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위메이드의 4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 위믹스 플랫폼 매출로 43억원을 기록했다. 7억원 수준이었던 2021년 4분기에 비해선 가파른 성장세를 거뒀지만, 이 기간 플레이 월렛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80만3386명에서 26만5629명으로 급감했다.
다행인 점은 최근 코인원에 위믹스를 재상장시키며 가장 큰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것이다. 앞서 상장폐지된 위믹스 클래식은 클레이튼 계열이고, 현재는 메인넷이 위믹스3.0(WEMIX3.0)으로 자동 스왑된 상태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재상장으로 보고 있다. 이후 위메이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를 상대로 낸 제소를 취소했다.
위메이드는 향후 위믹스를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NFT(대체불가능한토큰)까지 확장해 종합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현재 위메이드는 위믹스3.0 메인넷과 글로벌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WEMIX PLAY), DAO&NFT 플랫폼 나일(NILE) 등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메이드는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2월 ‘미르4’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송모헌 게임플랫폼 부문장(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선임했다. 게임 사업을 이끌던 송모헌 사장은 블록체인·게임사업을 함께 전담하게 됐다. 또 위메이드는 이날 위믹스 투자 승인 프로그램 'WAIT(Wemix Approves Investment Transparently) 프로토콜'을 정식 론칭했다. WAIT 프로토콜은 위믹스 재단, 블록체인 실무 조직이 위믹스 투자를 제안할 때 이를 투자위원회와 노드 파트너 '40 원더스(WONDERS)'가 심의,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사진=위메이드)
추가로 위메이드는 올해 상반기 중 신규 디파이 서비스 커런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커런시는 부채담보부포지션(Collateralized Debt Position)을 통해 크립토 달러를 발행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커런시에서 지원하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WCD(WEMIX Crypto Dollar)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위메이드는 완전담보 기반인 위믹스 달러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고, 활용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달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블록체인 게임 수가 전 세계적으로 많아지면서 게임성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위메이드가 출시할 신작 라인업의 성과를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라며 “위믹스 플랫폼에 신규 게임이 온보딩되는 속도가 회사의 목표보다 느리고, 적자 규모가 커진 만큼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4분기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하다보니 위믹스 플레이 월렛 또한 MAU가 감소하게 됐다"라며 "올해 상반기 중 런칭 예정인 디파이를 통해 위믹스 생태계가 동반 성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