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한진(002320)이 매출 증가세에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으로 이뤄져 과중한 차입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사업부분 중 매출 규모는 가장 크지만 수익성 기여도는 낮은 택배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차입금이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
2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한진은 이커머스물량 확대와 포워딩 판가 상승으로 인한 국제부문 실적 개선과 택배부문 단가 인상으로 외형이 성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2조2157억원, 2021년 2조5041억원, 2022년 2조8493억원(잠정)을 나타냈다.
문제는 매출 성장세만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영업이익을 보면 2020년 1059억원에서 2021년 994억원으로 감소한 후 2022년 1147억원으로 다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0년 4.8%, 2021년 4%, 2022년 4%로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이는 택배사업의 채산성 저하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진은 택배사업이 전체 매출의 4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사업 외형이 가장 크지만 이익 창출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하역부문에서 창출(2021년 이후 영업이익의 80% 이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 부문별 영업실적. (사진=한국기업평가)
하역사업은 2021년 THE 얼라이언스와 5년 장기 터미널이용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하역요율·부대서비스단가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은 2020년 18.9%, 2021년 21.4%, 2022년 3분기 누적 23.4%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반면 택배는 신규고객 유치, 단가 인상, 기존 고객 물량 확대로 매출 증가는 지속되고 있으나 2021년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에 따른 분류인력 투입, 택배기사 파업 영향과 2022년 최저인금 인상,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 확대 등으로 수익성은 저하되고 있다.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2020년 4.1%에서 2021년 1.8% 하락한 뒤 2022년 3분기 누적 0.8% 부진했다.
여기에 택배사업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신축, 전국 풀필먼트 센터 확보 등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은 수익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차입금이 늘어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8.9%로 적정기준(30%)을 훌쩍 넘어섰다.
그동안 보유 자산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투자부담을 관리해왔으며 2만평 이상의 보유 부동산과 상장주식 등의 추가 매각을 계획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택배사업은 최근 단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던 원가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메가허브터미널 구축과 자동화설비 투자의 결과로 택배부분의 생산량 증대와 네트워크 효율성 개선이 이뤄져 수익성이 좋아져야 한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한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9000억원 투자를 계획했으나 경기 둔화로 자본적지출 규모를 일부 축소하기로 했다.
김건희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택배사업의 투자성과가 발현되는지와 보유 부동산, 상장주식 매각을 통해 소요자금을 충당하면서 투자부담을 적정 수준에서 통제하는지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