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올해 들어 AA급 우량채에 투자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일부 A급 회사채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A급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업종과 회사별로 자금 쏠림에 차이가 커 A급 비우량채 중 ‘옥석가리기’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케미칼(285130)이 총 1000억원을 모집하는 13-1, 2, 3회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1조1400억원으로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발행금액을 총 2000억원까지 증액했으며 발행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제시한 평균금리보다 각각 -0.37%p(13-1회), -0.32%p(13-2회), -0.41%p(13-3회) 낮아졌다. SK케미칼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이다.
SK케미칼이 총 1000억원 모집하는 공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1조14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SK케미칼 안동공장 전경. (사진=SK케미칼 홈페이지)
SK케미칼과 신용등급이 똑같은 LS전선의 공모 회사채도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500억원 모집에 6850억원 주문을 받은 것이다.
A-로 신용등급이 SK케미칼이나 LS전선보다 낮은 SK에코플랜트도 수요예측 결과 1000억원 모집에 50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발행금액은 2000억원까지 증액됐으며 BBB 등급의 SLL중앙의 25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10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AA우량채의 투자심리 회복이 A급 비우량채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AA급 회사채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이자가 하락, 수익성이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위험도는 높지만 수익성이 좋은 비우량채로 투자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들어 A등급 캐피탈 스프레드가 가장 크게 축소되는 등 가격적 메리트도 커졌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기업실적과 등급 하락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작년 말보다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완화됐으며 가격적 측면에서 접근해 볼 때 적극적 매수로 대응할 시기로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는 평가도 우세한 상황이다. 같은 A급이라도 업종 전망과 회사 상황에 따라 수요예측 결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JB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로서 시중금융지주보다 신용도 등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이 반영됐으며 한국토지신탁은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수주규모 감소, 도시정비사업 지체 등으로 신탁보수·신탁계정대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등의 상황이 고려됐다는 해석이다.
또한 국내외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국채 금리 변동성이 높은 환경이 지속돼 회사채 투자자금 유입세가 연초만큼 지속될 것이라 확신하기 힘들다는 점도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금리에는 리스크가 따른다”라며 “A급 이하의 비우량물에 대한 투자가 매력적일 수 있으나 기업의 펀더멘탈을 고려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권고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