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이 글로벌 LNG 시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공격적인 LNG 수출 의지와 국제시장에서의 높은 선호 현상 때문이다.
(사진=신한투자증권)
17일 신한투자증권 ‘오일 앤 가스 미드스트림(Oil & Gas Midstream)’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LNG 수출이 현재 비슷한 수준인 카타르와 호주를 넘어서며 LNG 공급 비중 선두를 차지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이 가스 대란으로 LNG 수요를 급격히 늘린 상황에서, 미국이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가스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미국은 2020년경부터 기타지역을 제외하고 LNG 보유량 세계 1위에 등극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셰일층에서 LNG 추출 기술이 발달하자, 미국은 생산량 급증으로 곤란을 겪었다. 미국 내 소비만으로 증가한 생산량의 소화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2010년대 초반부터 LNG 수출을 늘리기 시작해 2016년부터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LNG 공급난에 빠지자 수출 물량을 더 확대했다.
수출이 타국보다 자유로운 것도 미국 LNG의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LNG 계약은 카타르나 호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와 현물 비중이 높고, 목적지 제한 조항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러한 계약조건과 지난 2년간 유럽의 높은 LNG 현물 수요가 미국의 LNG 수출을 크게 증가시킨 배경으로 판단했다.
미국이 LNG 공급 1위 국가로 올라서도 가격 상승 압박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시장조사 기관인 IHS와 신한투자증권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LNG 계약은 저가 장기계약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난해 계약 가격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알려졌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적인 LNG 수출 의지와 미국산 LNG의 높은 선호로 2023년에는 미국의 LNG 수출이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