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
삼성SDI(006400))가 미국에서도 중국기업 CATL에 밀릴 위기다. 미국 대표 완성차업체 포드가 글로벌 점유율 1위 CATL과 합작공장을 발표하며 K배터리 3사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사진=CATL)
지난 1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와 CATL이 미국 미시간주 남서부에 35억 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 합작공장 설립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합작공장 설립을 논의했으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되며 무산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업계 의견이 팽배했다. IRA는 미국이 중국의 전기차 패권을 우려해 만든 법안이다.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핵심광물과 조립 등에서 북미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으로 한정했다.
양사가 만든 합작공장에서는 CATL 기술을 사용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고, 포드가 100% 시설 비용을 댈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만 북미에서 조달한다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에는 위협적인 이야기다. IRA로 북미지역에서 만큼은 CATL의 견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물량 또한 뺏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2021년 대비 30.2%에서 23.7%로 6.5%포인트 감소했다. 동기간 CATL은 33%에서 37%로 4%포인트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13.6%로 2위를 차지했으나, 중국 기업 비야디(BYD)도 13.6%로 동률을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인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최근 LFP 배터리에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삼원계는 주행거리가 길고 가벼워 고급형에 속하지만 화재 위험성이 크다. 또 자원부존량이 적고, CATL이 주력으로 삼는 LFP 배터리보다 가격이 30% 정도 높아 대중화에 적합지 않다는 평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2만 달러(약 2500만원) 수준의 대중차 양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인하가 필수다. 포드가 CATL과 합작공장을 설립한 이유도 전기차 대중화와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포드는 최근 SK온,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튀르키예 현지에 짓기로 한 합작공장 철회를 공식화 했다. 포드와 코치그룹은 현재 LG엔솔과 3자 합작공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