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사업 희와 비)①대우건설, 중흥그룹과 시너지 속도
이달 나이지리아서 대규모 수주…올해 해외 수주액 1위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광폭 행보'…성과 이어질지 '기대'
공개 2023-02-10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6: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이 심각하다. 고금리 여파 등으로 지난해 12월 전국에 쌓인 미분양 물량은 7만호에 육박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제 건설업계는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미 지난해 주요 상장 대형건설사 실적도 해외현장이 희비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영역 확장을 시도하겠지만, 모두의 전망이 긍정적이진 않다. 올해 해외수주 및 사업 전망을 두고 '희비'가 엇갈리는 건설사들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대우건설(047040)은 올해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해외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주택사업의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대우건설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해외사업 영역 확장이 기대된다.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8일 해외건설협회 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기준 올해 해외수주금액 5억8918만달러를 기록하며 국내사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일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카두나정유화학이 발주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 수주액이다. 이 계약은 지난해 6월 역시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와리정유화학과 계약한 '와리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와 동일한 내용의 수의계약 공사로 나이지리아에서 대우건설의 기술력이 입증받았음을 알 수 있다.
 
대우건설은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 등에서 정유시설을 건설한 실적이 있고, 나이지리아는 대우건설의 '주력 시장'인 만큼 다수의 프로젝트를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이 있어 발주처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인도라마 석유화학공단 암모니아&요소생산시설 Ⅰ·Ⅱ, NLNG Train 7 등의 공사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 인도라마 비료공장 3차 공사와 관련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이번 수주에는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의 공도 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예방하고,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에 대한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해 수주로 이어진 것이다. '큰 건'을 따냄에 따라 올해 1건의 수주로 단숨에 대우건설은 해외수주금액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국내사 중 해외수주금액 순위에서 지난 2019년(20억7021만달러), 2020년(39억428만달러)까지 5위권 안에 들며 선방했지만, 2021년(6억3543만달러)과 2022년(11억1423만달러)에는 다소 부진했다. 당시 순위는 각각 11위, 8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선두 자리에 올라 있다.
 
지난해 2월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마무리 지은 후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을 때부터 해외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중흥그룹은 아직 해외수주 경험이 없지만,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해외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국내 주택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하고, 해외사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라며 "이에 따라 대우건설 인수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 지은 후 대우건설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해외사업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 양질의 수주 확보는 물론 수행역량까지 극대화하겠다"라며 "글로벌마케팅실은 해외영업 네트워크 확대 등 신시장 개척의 열정을 되살릴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했다. 개발사업에 강점을 가진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해외사업 유관팀과 해외건축팀 등 기술 역량을 결집해 투자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말 그대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미국,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케냐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빠듯한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들과 면담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방한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을 접견해 대우건설이 비료공장사업 2건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원주 부회장의 개인 네트워크와 대우건설의 기존 네트워크에 힘입어 정상급 지도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라며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발현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성과는 올해 국내 주택시장 침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대형건설사의 실적 희비도 해외 대형 현장 착공률에 따라 갈렸다는 업계 평가가 있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년(7383억원) 대비 2.9% 증가한 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한주택건설협회 취임 간담회에서 "국내 이윤은 10%가 안 되지만, 베트남은 훨씬 더 양호하다"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에서의 빌라 입주 및 용지 매각으로 큰 매출이 발생했다.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만큼, 올해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프리카 산유국 중심의 인프라 확대와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 건설시장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기존 선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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