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HL D&I(014790) 한라가 1년 만기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지만, 건설사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졌음을 실감했다. 신용등급 BBB급 건설사 중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공모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쓴맛'을 보게 됐다.
(사진=HL디앤아이한라 증권신고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는 수요예측에서 140억원의 기관투자자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그나마 산업은행이 4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물량을 채울 수 있게 됐다. 발행금리도 공모희망 금리 7.0~9.0% 중 최상단인 9.0%로 결정됐다.
건설 경기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흥행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총 6만8107호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13년 8월(6만8119호) 이후 9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미분양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공사비에 대한 금융비용 증가로 사업비 부담이 증가해 건설사의 현금흐름 지표 개선이 지연될 수 있으며, 향후 준공 후 미분양의 증가로 이어질 경우 입주지연 및 잔금지급 지연 등 사업 관련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신용등급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효성화학(A급)에서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는데, HL디앤아이한라의 신용등급은 이보다도 낮다.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를 살펴보면 8.50%에 20억원, 8.80% 30억원, 8.90% 30억원, 9.00% 60억원 등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500억원 전액을 건설 및 자재대금 납부 명목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실제 자금 사용일까지 은행 예금 등 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할 예정이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