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새해에도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1·3 대책'을 발표하며 얼어붙은 청약시장 회복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는 모습이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중도금 대출 규제 폐지, 청약 당첨자 실거주 의무 폐지, 청약 당첨 시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 전매제한 기간 8년에서 1년으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대책을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시장에서는 '정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최근 청약 결과를 보면
현대건설(000720)이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서 분양에 나선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이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478가구 모집에 단 28명만 신청했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분양에 참패한 것은 고금리 여파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고, 특히 대구 지역이 공급 과잉으로 올해 미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 수는 1만1700호로 전년 말(1977호) 대비 491.8% 증가했다.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곳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구는 공급과 수요 차가 매우 커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도 원활치 않다고 판단해 해당 단지는 바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단지의 부진 원인으로는 '고분양가'가 꼽힌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격이 10억원대로 책정됐는데, 기존 구축 단지들의 시세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비싼 가격에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전월 대비 48.3%에 달하는 인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신공영(004960)이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공급한 '인천석정 한신더휴'는 총 139세대 중 103세대의 미달 수를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크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당분간은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