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범삼성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004710)가 반도체 장비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이던 LCD(액정표시장치)가 경쟁력을 잃자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의 유경준 대표가 새롭게 한솔테크닉스를 이끌게 된 만큼 향후 재무건전성 개선 및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보다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말 박현순 대표가 사임한 뒤 CFO(최고재무책임자), 하노이 법인 지원 담당을 역임한 유경준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한 후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TV용 파워보드, 무선충전용 RX모듈, 솔라모듈, LED 소재 등 전자부품 제조와 휴대폰 조립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TV, 에어컨 등 생활가전용 파워보드와 휴대폰 조립사업의 경우
삼성전자(005930)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였던 삼성디스플레이가 2014년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사업기반이 약화됐지만, 이후 삼성전자와의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 한솔테크닉스는 2015년 삼성전자의 휴대폰 조립사업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삼성전자와 관련한 LCM(액정디스플레이모듈) 증설을 통해 사업기반을 강화했다.
하지만 과거 대비 경쟁력이 약화된 LCD 사업 대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면서 최근 한솔테크닉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된 상태다. 한솔테크닉스는 2021년 부품 공급 부족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확보하고, 원재료 판가 상승 영향까지 받으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1월 반도체 장비 부품 및 세정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원스 지분 34.47%를 1275억원에 인수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특히 한솔아이원스가 지난해 4월 세정, 코팅 생산능력 확충을 목적으로 공장 신설 투자를 결정하면서 약 288억원 규모의 비용을 추가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상태다.
특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의 지난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은 2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 규모는 2019년 407억원, 2020년 336억원에서 2021년 197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9년 89.2%에서 2020년 111.9%, 2021년 183.4%, 지난해 3분기 말 140.6%를 기록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5.2%에서 36.1%로 확대됐다.
여기에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011억원, 영업이익 46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한솔아이원스 편입 효과를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7%, 영업이익은 1221.25%가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전방수요 내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한솔테크닉스의 주요 제품(파워보드, LCM) 매출과 연관이 깊은 가전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한솔테크닉스의 휴대폰 EMS 사업 또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LCM 사업의 경우에는 LCM부문에서는 주된 매출처인 슬로바키아와 러시아 향 판매 물량이 감소하며 2022년 3분기 누적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수준에 불과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21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 참가한 한솔테크닉스(사진=한솔테크닉스)
향후 한솔테크닉스는 신사업인 친환경(태양광) 모듈 사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한솔아이원스를 통한 해외 매출처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솔아이원스의 경우 미국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반으로 한 실적 굳히기에도 돌입한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834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을 보유하고 있고,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60.7%(2327억원)에 달한다.
안주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파워보드와 LCM 매출이 영향을 받았지만, 태양광 모듈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외형은 둔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업의 회복 속도는 더디지만, 최악의 구간은 지났으며 한솔아이원스 인수를 통한 이익 증가세도 반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존 사업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꾸준히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