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차세대 신사업으로 SMR이 주목받고 있다.
X-Energy SMR 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375500)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DL이앤씨는 2000만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해 엑스에너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12억달러)과 함께 지속적인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오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4월 미국 증시에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번 투자를 통해 궁극적으로 SMR 사업과 접목한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7월 SMR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차세대 SMR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를 주력 모델로 개발하고 있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SMR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DL이앤씨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SMR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었다.
삼성물산(028260)은 SMR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달러(약 891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10월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160 모델의 첫 상용화를 위한 표준모델 상세설계와 사업화를 위한 착수식을 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발 더 나아가 '초소형모듈원전'(MMR)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USNC'와 30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통해 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따냈으며, 6월에는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 사업의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SMR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음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은 글로벌 SMR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최대 63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