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피혁 업체인
유니켐(011330)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켐이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571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많지 않아 자금조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니켐은 올해 하반기 중 골프장을 준공하고, 프리미엄 골프장 사업을 시작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켐이 보유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446억원이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이 571억원, 사채는 672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3억원, 단기금융자산은 10억원에 불과해 원활한 차입금 상환을 위해선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유니켐은 과거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지속적인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장 자동화 시설 확충과 골프장 사업 등 현금 유입을 상회하는 CAPEX(시설투자)를 단행하면서 유니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94.4%로 치솟았고 차입금의존도는 적정기준인 30%를 크게 뛰어넘어 54.7%까지 상승했다. 특히 골프장 사업의 경우 올해 준공 전까지 추가적으로 CAPEX가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 유니켐의 자금 상황이 악화된 배경은 골프장 운영 사업 시작과 맞물린다. 유니켐은 2020년 골프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자회사인 유니원을 통해 손자회사인 유니골프앤리조트를 설립했다. 당시 유니켐은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퍼블릭(대중제) 골프장 사업권을 180억원에 인수, 계열사 유상증자를 통해 골프장에 230억원을 수혈하는등 약 62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골프장 설립을 위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약정 금액 중 일부인 621억원의 차입을 실행했고, 이를 포함해 총 2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니켐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은 상태다. 유니켐은 원피가공, 가죽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주로 카시트와 핸드백 제작에 필요한 가죽 원단을 생산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금 창출 여력이 다소 악화됐다. 2021년에는 국제 원피(소가죽)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 등으로 카시트 부문에서 실적이 다소 저하됐다. 유니켐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901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1년 새 매출은 4.09%, 영업이익은 52.23% 감소했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2021년 3분기 21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69억원으로 67.27% 감소했다.
유니켐 홈페이지 캡처(사진=유니켐 홈페이지)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도 대두된다. 현재 유니켐이 보유한 대부분의 차입금은 가족회사인 유니와 대표이사로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유니켐의 최대주주는 이장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가족회사 유니다. 유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니켐의 지분 17.42%를 보유하고 있고, 이장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총 19.02%가 유니와 특수관계자 소유다. 특히 유니는 배당금 수익이나 유니켐 보유 지분 등을 담보로 외부 차입을 받은 뒤 자회사 곳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유니원과 유니켐에 각각 67억원, 5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고, 2021년에도 유니원에 20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유니켐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한 실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중국 내 제혁업체 증가에 대비해 피혁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고, 원단의 품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고급화 추세에 맞춰 고부가가치 시트용 원단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우량 매출처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올해 상반기 골프장 카스카디아CC를 완공하고, 골프장 운영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니골프앤리조트는 홍천에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과 프리미엄 콘도 등의 종합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다.
유니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홍천 골프장은 5월 가오픈, 7월 정식오픈할 계획”이라며 “유니켐의 연결기준 단기 차입금의 경우 대부분 연장이 진행되고 있고, 현재 상환해야 할 차입금 또한 차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