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데이터 분야 신사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사업 다각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카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면서 비카드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됐지만 이번에 데이터 사업 확장 기회를 얻으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시동을 걸게 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데이터 전문기관 본지정 과정을 준비 중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지정을 의결했는데 여신금융 업권에서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가 선정됐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금융사와 금융사 또는 금융사와 비금융사 사이 가명 정보를 결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령 금융사가 통신사와 정보를 결합하는 경우 데이터 전문기관이 관련 정보를 전송받아 결합한 뒤 다시 양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관련 사업은 카드업계서 새롭게 진출하는 신사업 분야이자 사업 구조 다변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신용카드사의 사업 다각화는 △자동차금융 △해외진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마이데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카드는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비카드 영역 활동이 부진한 상태였다.
삼성카드 본사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의 자산 구성은 올해 3분기 기준 자산총계 29조4392억원 가운데 카드자산이 25조5574억원으로 86.8%를 차지한다. 이외 할부금융과 리스 자산 3.5%(1조240억원), 대출자산 0.2%(587억원), 기타자산 3.8%(1조1256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삼성카드와 유사한 규모의 자산총계를 보유한 KB국민카드는 카드자산 비중이 74.8%, 할부금융과 리스가 13.4%, 대출자산 2.0%, 기타자산 3.7%로 확인된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한카드는 카드자산 62.6%, 할부금융·리스 17.7%, 대출자산 7.5%, 기타자산 7.4%로 이뤄졌다.
마이데이터 즉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경우 삼성카드 홀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전업 신용카드사 6곳 모두 진출했지만 삼성카드는 대주주 문제가 변수로 작용했다.
삼성생명(032830)이 암보험 미지급 문제로 지난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중징계를 받으면서 자회사인 삼성카드 역시 1년간 신사업 진출에 제한이 걸린 상태다.
다만 이번에 기회를 얻은 데이터 전문기관 선정은 대주주 제한 요건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빅데이터총괄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이데이터와는 달리 전문기관 선정은 대주주 관련 요건이 없다”라면서 “시점적으로도 본지정 선정은 내년 2월 이후에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지정은 예비 허가와 마찬가지로 본지정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절차이고 차후 현장 실사도 거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데이터 전문기관 본지정은 예비지정을 받은 기관을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 여부와 독립 공간, 조직 확보 여부 등 여러 항목에 대한 심사를 거쳐 이뤄진다”라면서 “전문기관 지정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의 경우 사업 인가 이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하며 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관련 사업의 수익성은 비카드 자산을 활용한 이익 방어 측면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수익 구조는 △가맹점수수료 △할부카드수수료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으로 구성된 카드수익이 핵심인데 그 중에서도 비중이 가장 높은 가맹점수수료 부문에서 요율이 내려가면서 채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다.
데이터 사업은 기존 카드사업은 물론 데이터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연계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데이터 관련 사업은 소비 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나 거래소 유상 판매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거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라면서 “마이데이터나 전문기관은 이와 다른 부분이지만 데이터 컨설팅 사업 등으로 확장해 적용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결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관련 상품 개발은 물론 이와 연관된 신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