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RWA Budget(위험가중자산 예산) 제도 적용 사업 부문의 범위로 해외로 넓힌다.
총 한도를 설정해 리스크 관리를 촘촘히 하자는 취지로 작년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해왔다.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제도를 이행해왔다면 앞으로는 글로벌도 함께 관리해 조기 경보를 켜고 건전성 위기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1일
신한지주(055550)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에도 리스크의 총량 한도를 부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RWA 예산 제도의 실질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신한은 지난 2020년 말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자회사별 자산 규모와 성장 목표치 등을 감안해 RWA 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신한이 RWA 예산 제도를 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데에는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비은행권은 레고랜드 발 PF 대출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당국은 전 금융사에 스트레스 상황을 감안한 건전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방동권 CRO는 "미국 중심으로 긴축 통화정책과 강달러 영향으로 금융시장의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잠재됐던 리스크 요인의 발현 가능성이 크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실제, 그룹 연결 3분기 말 RWA 규모는 301조916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5% 증가해 증가폭은 올들어 가장 컸다. 자기자본 증가 속도를 추월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도 전년 말보다 0.44%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2.7%다. 신한은 RWA 예산 제도를 도입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13%로 올려놓겠다는 내부 지침을 세웠다. 당시 신한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13% 사이를 오가며 지표 오르내림이 있었다. 예산 제도 도입 후 13%대를 유지해오다 지난 2분기 12%대로 하락했다. 3분기 자본비율이 하락한 데에는 RWA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순이익 증가로 작년 말보다 보통주자본비율이 1.59% 상승했는데, RWA로 1.46% 하락하면서 손익 개선에 따른 효과가 반감됐다.
신한금융지주는 매년 연초 이사회에서 자회사 별로 RWA 한도치를 부여하고 있다. 각 사별 한도치가 정해지면 추가 배정은 없으며, 한도를 초과할 경우 CEO 평가에도 불이익이 생길 만큼 그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도 RWA 예산을 설정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의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총자산 규모는 63조461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순이익도 그룹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4310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기준으로 60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눈에 띄는 점은 GIB 사업부문도 리스크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신한은 미국, 일본, 베트남, 영국 런던, 홍콩, 호주 시드니 등에 GIB 데스크를 두고 고수익 투자처를 발굴했다.
신한이 주목하는 것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이다. 현재 그룹 전체 해외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는 3조5000억원 규모다. PF 대출뿐 아니라 지분 투자 형식 등 다양한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 전수 조사를 통해 위험 노출 정도를 점검했으며, 코로나로 막혔던 현지 실사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제주은행(006220)과 신한저축은행에도 총량 한도를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등 자산 비중이 큰 자회사를 중심으로 RWA를 관리해왔다. 예산안대로 잘 지키고 있는지 모니터링도 분기별로 해왔다면 지난 2분기부터 월별로 점검하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연초에 RWA 한도를 설정하면 이후 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총량에 변화를 주지 않는 대신 적용 대상 자회사를 확대하고, 모니터링 주기도 강화했다"라며 "RWA 예산 제도의 중요성을 CEO들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실무진도 인지할 수 있도록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