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파인디앤씨(049120)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부터 지속되는 적자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외부 조달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유동비율이 100% 미만인데다가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이 보유 현금성자산보다 많아 지표상 유동성 우려도 존재한다.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이 같은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는 흑자전환에 따른 현금흐름 회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인디앤씨는
유진투자증권(001200)을 대상으로 2027년 10월28일이 만기인 7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197억원을 조달했다. 전환가액은 1910원으로 내년 10월28일부터 전환권 청구가 가능하며 2024년 10월28일부터는 조기상환청구(풋옵션)도 가능하다.
조달 자금은 신규사업 관련 설비·건물 투자(117억원)와 주요 원자재 구입, 인건비 등 운영비(80억원)로 활용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개별·연결기준 적자를 기록한 파인디앤씨는 이후 매년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왔다. 실제 2020년 9월 5회 전환사채로 75억원, 2021년 7월 6회 신주인수권부사채로 200억원을 조달했으며 올해 10월 발행된 전환사채까지 포함하면 3년사이 472억원을 모집한 것이다.
파인디앤씨는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 납품 모델의 조기 단종, 신규 모델 개발 지연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개별 -52억원, 연결 -70억원)이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개별·연결 114억원)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역시 신규 사업부문의 개발과 양산 지연이 지속되며 매출이 더욱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개별 -81억원, 연결 -90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당기순이익도 개별 -195억원, 연결 -188억원으로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는 개별기준 매출 303억원, 연결기준 매출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5%, 169%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개별 -9억원, 연결 -13억원으로 작년 반기(개별 -53억원. 연결 -58억원)보다 손실폭을 크게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는 지속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연결 -43억원, 개별 -39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이는 현금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년 13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9억원으로 전환된 뒤 2021년 -56억원으로 유출이 지속됐다.
2020년은 보유 자산 처분 등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41억원이 유입되고 75억원의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도 40억원의 현금을 발생시키며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전년보다 411.3% 늘어난 86억원을 기록하게 됐지만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규모가 2020년보다 늘어난 상황에서 -122억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까지 기록하게 되면서 2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132억원이 유입됐음에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0억원으로 2020년보다 54.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00만원을 나타내고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7억원이 유입됐으나 유동성장기부채 상환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19억원을 기록,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작년말보다 29.8% 줄어든 28억원을 보였다.
올 6월 말 부채비율은 195.9%, 차입금의존도는 35.8%로 작년말보다 각각 34.8%p, 2.3%p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적정기준(30%)을 넘어섰다. 여기에 단기성차입금은 243억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투자자산) 112억원보다 많고 유동비율이 50.1%로 100%를 넘지 않는 등 지표 상 유동성에 대한 위험도 존재한다.
물론 이번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 실질적인 유동성 우려는 낮아졌으며 기발행된 5회차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가액이 1595원으로 현재 주가(1일 종가 1960원)보다 낮아 전환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다. 5회차 전환사채는 조기전환 청구가 지난해 9월 이후 가능한 3차례 전환권 신청과 1차례 조기상환이 발생, 현재 13억8000만원의 잔액이 남아있다.
또한 내년 7월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한 6회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발행가액이 1910원으로 조정되면서 조기상환 가능성을 낮춘 상황이다.
결국 수익성 회복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충분히 창출하면서 차입금을 상환할 여유도 생기게 되고 전체 현금흐름이 좋아지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면서 유동비율 등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점은 올해 반기 매출이 반등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등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039490)은 올해 실적이 턴어라운드 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IB토마토>는 차입금 관리 방안과 올해 흑자전환 여부 등을 듣기 위해 파인디앤씨 측과 연락을 했으나 유선 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