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가 2020년부터 이어진 적자에 종속회사와 지분투자 회사의 손실까지 발생하며 외부자금 수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5번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올해는 1번의 전환사채 발행과 2번의 유상증자가 이뤄진다. 이 같은 현금흐름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흑자전환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운영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는 총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50억원은 최대주주인 이종욱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윤동환씨가 출자하며 10억원은 최대주주와 우호적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김화성, 윤효임씨가 책임진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경우 지난 2월 최대주주 이종욱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하는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5월 61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 발생에 이어 올해만 3번째 증권의 발행과 관련된 자금조달이 된다. 지난해에는 5번의 사모 전환사채 발행으로 335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했는데 2년 사이에 자본시장으로부터 8번의 506억원을 조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계속 부진했던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수익성과 이에 따른 현금흐름 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
2017년 이후 사업확장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와 인건비 상승, 해외 셋업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감소세였으며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객사의 신규투자 위축과 해외 대규모 입찰물량 수주 지연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까지 받으면서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2021년 -127억원, 2022년 상반기 -97억원으로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영입이익 부진에 관계기업 투자주식의 영업권 손실, 대여금 대손 처리, 금융자산 평가와 처분손실 등까지 발생하면서 2020년 -295억원, 2021년 -157억원, 2022년 상반기 -98억원으로 손실을 유지 중이다.
수익성 부진은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 악화로 이어졌다. 2020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213억원의 유출이 발생했고 2021년 -9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에도 -80억원으로 적자였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계속적인 자금 소요가 일어나면서 전체 현금흐름을 위해서 차입금 증가,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2020년 379억원, 2021년 305억원으로 유입을 일으켰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기발행 전환사채 상환과 리스부채 상환 등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도 유출이 일어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57억원으로 작년말(125억원)보다 54.7% 줄어들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55.7%, 21%로 적정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밑도는 안정적 수준이다. 5회 전환사채와 6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전환권과 신주인수권 행사, 유상증자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와 올해 전환사채 상환 때문으로 보인다.
4일 종가 기준 디에이테크놀로지 주가는 3695원이다. 현재 남아있는 251억원 규모 7~12회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7회 4714원, 8회 4733원, 9회 4732원, 10회 4658원, 11회 4076원, 12회 4735원으로 전환권 행사 가능성이 높지 않아 자본확충 효과를 기대하기 불투명하다.
결국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전체 현금흐름을 관리해오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어느 정도 실적 반등은 이뤄지고 있다. 2020년 343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2019년 1088억원)은 2021년 454억원으로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2차전지 장비 수주 증가에 따라 제조원가율이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0년 137억원에서 2021년 127억원으로 7.3%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으며 지난달
LG전자(066570)를 대상으로 하는 62억원 규모의 2차전지 조립공정 제조설비 공급 계약과 리베스트에게 2차전지 자동화 조립 라인 설비를 공급하는 3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하반기 매출 성장도 긍정적이다.
다만 원재료 가격은 변수다. 올해 상반기 원재료 가격은 17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1%가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32.4% 확대됐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하반기 남아있는 대규모 수주가 많은 만큼 그 효과로 인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예상했다.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도 했다.
디에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자금조달은 수주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최대주주가 출자하는 만큼 지배력 강화라는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라며 “원재료값이나 인건비 등 비용 변수를 뛰어넘을 수준의 하반기 성과로 인해 전성기 수준의 매출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으로 올해 흑자전환도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