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아이에스동서(010780)가 분양하는 단지에서 미분양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한 단지에서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대거 남아 있고, 향후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다만 주력사업인 주택부문에서의 위험도 증가와는 달리 환경부문의 성장은 위안거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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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 사옥 전경. (사진=아이에스동서)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대구, 울산 등 분양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 위치한 사업장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미분양 발생 시 위험도가 큰 자체사업의 비중 또한 높다.
최근 주택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분양시장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구, 울산, 경북, 전남 등을 분양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들 지역은 분양 경기가 이미 저하됐고, 주택 수급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저조한 분양 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해당 지역에 분양을 진행 중, 또는 분양 예정인 건설사들의 위험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실적이 저조할 경우 수분양자로부터의 분양대금 유입 감소가 발생하고, 특히 자체사업의 경우 토지비, 공사비를 포함한 전체 사업비 회수가 지연되며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증가로 현금흐름 저하와 더불어 유동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분양대금 유입 규모가 총사업비에 미달할 경우 관련 영업자산에 대한 대손을 인식할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2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입지·사업유형 등을 고려한 분양위험 분석 결과. (사진=한국신용평가)
이러한 가운데 아이에스동서의 전체 사업장 중 미분양 발생지를 포함해 분양 위험지역에 위치한 곳의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아이에스동서가 자체사업으로 분양한 '울산 뉴시티 에릴린의뜰 2차(967가구)'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442가구가 아직 미분양 가구로 남아 있다. 선착순 분양에 나서고 있으나 7월 말에서 8월 말까지 한 달 새 22가구를 분양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더해 아이에스동서는 분양 위험지역인 울산(야음동)과 경북(경산 중산지구) 등에 자체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예정 사업장 중 조합원 분양물량을 확보해 분양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류되는 정비사업의 비중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주택(건축)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인 20개 건설사 중 17번째에 위치하는 수준이다.
'미분양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동성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의 규모는 지난해 말 64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67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채권은 발주처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을 뜻한다.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인 미청구공사액도 같은 기간 442억원에서 865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305억원에서 2641억원으로 감소했다.
여러 잠재적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이에스동서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사업'이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19년 국내 건설 폐기물 처리 1위 기업이었던
인선이엔티(060150)를 시작으로 2020년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029960), 파주비앤알, 영흥산업환경 등을 인수했다. 올해에는 환경에너지솔루션(옛 코오롱환경에너지) 지분을 모두 인수했고, 코어엔텍(
KG ETS(151860) 환경사업부문)도 품었다.
건설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의 외형을 확대하면서 관련 실적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에스동서는 환경부문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 2059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5%, 16.1%씩 증가한 것이다. 환경부문 매출은 지난 2019년 954억원, 2020년 2086억원, 2021년 2464억원으로 매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도 전년 실적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아이에스동서 측은 현재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환경부문의 확장세를 키워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예정된 자체사업 등은 여러 요인 등을 고려해 사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경부문 사업은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울산, 경산 등의 예정 자체사업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사업 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