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지난해부터 패널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을 겪어 온 가운데 올해도 부진한 사업 환경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가동률 조정지연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3분기에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전자제품 판매 부진에 기인한 세트업체들의 패널 구매 조정으로 패널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 및 영업수익성은 전년 대비 저하될 전망이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수익성 저하로 인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성장에 따른 투자 소요(2021년 8월 3.3조원의 중소형 OLED 투자 계획 공시) 지속으로 당분간 부(-)의 잉여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활동 소비 확산에 따른 전방제품 수요 증가로 글로벌 패널 출하량과 LCD 패널 판가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우호적 업황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0조원에 달하는 매출액과 6.7조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생산 차질 및 원가부담 증가 등 사업환경이 빠르게 악화되며 예상 대비 큰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생산지 봉쇄로 주요 이익기반인 IT 패널 생산 및 출하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으로 재고를 최소화하려는 세트업체의 구매 축소가 나타나며 전반적인 출하면적 감소가 발생했다.
2분기 평균 판가 또한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모바일 패널 출하량 감소와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지연에 따라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전분기보다 14.2% 감소한 566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2조788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2.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500억원으로 7분기만에 적자전환했다.
재무안정성 지표가 전반적인 저하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0.4조원으로 전년말 8.5조원 대비 약 1.9조원 증가했으며, 부채비율 161.8%, 순차입금의존도 27.2%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적자시현으로 EBITDA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OLED 투자, 하반기 수요에 대응한 모바일 및 IT 패널 재고 확보 등 대규모 자금 소요가 지속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부문의 사업구조 혁신 및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2022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LCD TV 패널 생산라인 조정 계획을 구체화(국내 LCD TV팹은 2023년 내 조기 가동 중단, 원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LCD TV 팹은 프리미엄 및 수익성이 확보된 IT 및 상업용 패널로 전환)했다. 또 OLED 중소형의 경우, 전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을 추진 중이며, 차랑용, IT기기용 OLED 등 기술개발을 통한 응용처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의 경우, TV용 패널의 고객사 확대와 게이밍, 투명 OLED 등 라이프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안수진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OLED 패널에 대한 수익성 확보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한적인 이익 규모를 바탕으로 높은 투자비를 감당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라며 “향후 중소형 OLED 패널에 대한 경쟁 지위 확보와 대형 OLED 패널의 원가 절감을 통한 시장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OLED 증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