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에이비엘바이오(298380)(ABL바이오)가 올해 잇따른 기술료(마일스톤) 수령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바이오벤처업계의 자금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외부 자금조달 없이 단계별 마일스톤 수령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퇴행성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ABL301’에 대한 단기 마일스톤 4500만 달러(한화 약 626억원) 중 2000만 달러(약 278억원)를 받기로 했다. 해당 대금은 45일 이내에 지급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사노피에 ABL301의 개발과 상업화를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이전하는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7500만 달러와 임상·허가·상업화 등 단계별 성공에 따른 단기 마일스톤 4500만 달러 등 총 10억6000만 달러를 받는 내용이다. 계약금 7500만 달러는 올해 3월 지급 받았다.
하지만 기술이전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일시 반영할 수 없는 국제 회계기준으로 인해 해당 기술이전 수익 중 190억원만 매출로 인식하고 나머지 794억원은 계약부채로 잡았다. 그 결과 에이비엘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90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352.4% 늘었지만, 매출액의 122.3%에 달하는 연구개발(R&D) 비용(233억원)으로 인해 적자 고리를 끊진 못했다. 이 기간 회사의 영업손실은 128억원, 순손실은 64억원이다.
향후 실적 전망은 밝다. 계약부채로 잡힌 794억원이 분기마다 분할 인식될 예정인 데다가 단기 마일스톤 4500만 달러 중 남은 2500만 달러를 ABL301의 개발 진전에 따라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R&D 비용이 발생한다면 산술적으로 올해 안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외부자금조달 없이도 양호한 재무구조 유지가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상반기 485억원의 현금성자산과 370억원의 유동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마일스톤이 예정대로 유입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안에 1000억원이 넘는 유동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유동성 리스크도 매우 낮다는 평가다. 상반기 기준 793억원이 계약부채로 인식된 탓에 부채비율이 159.7%에 육박하고 있지만, 모두 수익으로 전환되면 부채총계는 현재 908억원에서 115억원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총차입금 또한 20억원에 불과해 순현금(현금성자산-총차입금) 752억원의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주요 연구과제들의 임상시험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R&D 비용 지출은 향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고형암 치료제 ‘ABL503’과 ‘ABL111’은 미국에서 1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혈액암 치료제 ‘ABL101’과 유방암 치료제 ‘ABL103’은 오는 2023년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또다른 고형암 치료제 ‘ABL501’은 국내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BL301은) 1상까지는 에이비엘바이오에서 의무적으로 진행하게 돼 있다”라며 “따라서 계약부채로 인식된 계약금 7500만 달러는 (1상이 진행되는) 2024년까지 분할해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고 이후 2상부터는 사노피가 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