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은주성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우수한 수익성에 더해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되며 신용도 개선에 밝은 빛이 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늘리고 우발부채를 줄이면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을 100% 아래로 떨어뜨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신용등급 평가에서 발목을 잡았던 우발부채 비중이 개선된 만큼 신용등급 AA 진입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1조2984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말(1조4370억원)보다 줄어든 수치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1조115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415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익 누적과 올해 1분기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영향을 받았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91.7%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124.2%)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DGB금융지주(139130)가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인수하며 자본확충에 힘을 실어주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노력해 왔는데 우발부채 비중을 100% 아래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IB부문 실적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DGB금융그룹에 편입된 2018년 순이익은 485억원이었지만 이후 2019년 815억원, 2020년 1067억원, 2021년 1674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2019년 10.4%, 2020년 10.2%, 2021년 14.7%를 기록하면서 매년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증시 부진, 금리 상승 등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IB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순이익 643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5.6% 줄었지만 수많은 증권사들의 수익이 급감한 것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IB부문 영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규모도 2018년 7590억원에서 2021년 1조43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2019년 118.9%, 2020년 136.8%, 2021년 124.2% 등 매년 100%를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2021년 기준 증권사 평균 우발부채 비중이 60% 안팎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AA급 신용등급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 규모가 많다는 점이 신용등급 상향에 발목을 잡았다. 경쟁사의 2배에 이르는 우발부채로 리스크 관리 우려를 씻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보다 우발부채 규모가 많은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030210)이 유일했다. 하지만 우발부채 비중이 낮아지면서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앞서 3월 신용평가사들은 하이투자증권 기업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해 상향 조정했다. 자본확충에 따른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IB부문 사업기반이 강화되고 우발부채 관리로 위험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우발부채 비중이 지속적으로 100%를 하회하고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 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PF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은 변제 우선순위가 낮은 중·후순위 투자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반기에 셀다운 등을 진행하면서 우발부채 규모를 줄였다”라며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의 비중만 살펴보면 상반기 기준 66.7% 수준으로 금융당국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