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유니슨(018000)의 채무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보유 현금성자산을 훌쩍 뛰어넘는 단기성차입금(상환 1년 미만)으로 인해 유동성 우려도 제기된다. 더구나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던 영업이익이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도 줄어드는 등 전방산업의 전망도 좋지 않아 중단기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유니슨의 올해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58.7%로 지난해 말 대비 107.9%까지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2.8%로 2.2%p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정기준(30%)을 넘어서며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반등에 성공하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였던 수익성이 올해 다시 나빠졌고 현금창출력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차입부담이 과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매출 1867억원과 영업이익 160억원에서 2018년 매출 1652억원과 영업이익 1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던 유니슨은 2019년 매출 759억원, 영업이익 -13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0년 매출 802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으로 손실을 지속했다.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도 저하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나빠진 상황에서 자본적지출(CAPEX)이 꾸준히 발생한 영향 때문이다. 실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 2017년 303억원에서 2018년 -198억원, 2019년 -154억원, 2020년 -1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풍력발전 수주 증가로 인해 매출은 1497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유입으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90억원에 달하는 자본적지출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59억원으로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문제는 이번 상반기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는데 있다. 매출은 1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손실을 냈다. 양호한 매출에도 불구하고 주요 원재료인 후판 가격 상승 등 영향을 받은 탓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올해 반기 -57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해왔는데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차입 부담은 계속 유지됐다.
유니슨은 2018년 유상증자(356억원), 2019년 영광풍력발전 지분(160억원)과 2021년 정암풍력발전 지분(58억원)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부채비율은 2018년 218.9%, 2019년 232%, 2020년 239%, 2021년 250.9%로 적정기준(200%)을 넘어선 상태를 유지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44%, 2019년 42.7%, 2020년 38.9%, 2021년 36%를 나타냈다.
여기에 유동성 우려도 제기된다. 유니슨의 유동비율은 75.1%로 100% 미만인 상황이며 6월 말 현금성자산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472억원의 유동성장기부채(만기가 1년 미만인 장기차입금)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보유하고 있는 장기차입금은 사천공장 등 유형자산이 담보로 잡혀있어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여신한도가 대부분 소진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유동성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유니슨이 내년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긴 했지만 재무부담을 줄이고 유동성 우려를 낮추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수익성 회복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의 주원인인 주력 재료(후판) 가격인상은 현재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락 조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주증가로 인해 매출 성장을 보여준만큼 원재료값이 떨어질 경우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현재 전방산업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부정적이다. 유니슨의 영업실적은 풍력단지 설립과 관련된 수주와 크게 연관돼 있으며 풍력발전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해 경기와 정부지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물가와 이를 막기 위한 고금리정책 등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으며 현 정권은 에너지분야에서 원전을 강조하고 있어 예전보다 지원이 약해질 수 있다. 실제 내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사업(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만들 경우 정부가 발전소 설치비를 최대 절반 지원) 예산이 올해 대비 23.9% 삭감됐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관련 예산이 줄어든 것이다.
유니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추가자산 매각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남아있는 수주계약 물량들로 인해 현금이 들어오게 되면 재무안정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