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차바이오텍(085660)의 백신 연구개발(R&D) 계열사
차백신연구소(261780)의 결손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3년째 손실이 지속된데다 올해 상반기 적자 폭이 더 확대된 영향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임상 진행 과정에서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하며 재무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임상 성과를 통한 실적 회복·경영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차바이오컴플렉스. (사진=차바이오텍)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차백신연구소의 누적 결손금은 505억원으로 지난해 말(469억원) 대비 7.7% 확대됐다. 지난 2019년 222억원이었던 결손금은 순손실이 지속되며 128.5% 가량 불어났다.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 활동 결과 각 사업연도의 비용이 수익을 초과했을 때 순자산의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한 금액이다.
차백신연구소는 2019년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0년 42억원, 2021년 61억원 순으로 적자 폭을 키워왔다. 순손실 또한 2019년 30억, 2020년 62억, 2021년 184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올해 상반기에도 27억원, 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주식발행초과금 등 자본잉여금이 넉넉해 아직 363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간 누적된 결손금 영향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별도의 캐시카우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저조한 상태에서도 전환사채(CB)를 늘려 연구개발(R&D), 유형자산 취득 등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444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회사의 최근 3년간(2019~2021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평균 606억원인데 반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평균 –39억원이다. 사채, 증자 등이 포함된 재무활동현금흐름 평균치는 763억원이었는데, 이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유출을 빚이나 주식발행량을 늘려가며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진 않겠지만, 추후 재무부담을 키우지 않기 위해선 자체 현금창출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리스부채 상환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1억원의 유출이 발생했지만,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함으로써 60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단기금융상품의 감소’, ‘단기금융상품의 증가’, ‘유형자산의 취득’ 등을 모두 포함한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93억원이다.
특히 이번에는 장기부채 중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하는 유동성장기부채로 인해 단기성차입금이 221억원으로 불어났다. 자기자본이 30억원 정도 줄어든 상태에서 단기성차입금이 증가하며 지난해 말 267억원이었던 부채총계는 상반기 275억원으로 늘었다.
본격적인 수익 발생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오는 2024년쯤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연구용 시약을 수출하거나
일양약품(007570)과 이원생명과학으로부터 받는 연구용역 매출 외에 큰 캐시카우가 없다. 이 또한 3년치 합계가 약 2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켜야만 막대한 임상비용이 감당 가능한 실정이다. 기술이전 성과는 지난해 애스톤사이언스와 체결한 5억원 규모의 면역증강제 관련 계약이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 플랫폼 ‘엘팜포(L-pampo)’를 개발, 이를 바탕으로 만성 B형간염 치료·예방백신, 대상포진 치료·예방백신 등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B형간염 치료백신인 ‘CVI-HBV-002’의 경우 2019년 말부터 임상2b상을 시작해 지난달 153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되는 임상은 6개월간의 투여와 1년간의 관찰·분석을 거쳐 2024년 초쯤 임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무반응자용 B형간염 예방백신 ‘CVI-HBV-002’은 지난해 6월 1상 IND 승인을 받아 최근 30명의 환자 모집을 마쳤다. 해당 백신 또한 6개월 투여 1년 관찰·분석을 통해 2024년쯤 1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픈라벨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임상이 끝나기 전에 중간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대상포진백신 ‘CVI-VZV-001’은 올해 1분기 IND 재승인을 요청한 상태로, 승인이 떨어지면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2회 투여, 1년 관찰을 거쳐야 한다. 회사 측은 1상 결과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R&D를 진행하거나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백신연구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백신연구소는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을 개발 중"이라며 "현재까지 허가된 제품이 없는 바이오 신약으로, 현재 국내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까지 투여를 완료하고 2023년 말 2b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후 임상결과 보고서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많은 회사들과 기술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