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마이더스AI(222810)가 철강사업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자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에 대한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발행된 주식 총수 규모의 신주 발행이 예정된 만큼 최대주주가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50%를 청약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추후 지분율에 영향을 미칠 기발행 전환사채(CB)도 상당수 존재하는 데다 잦은 대표이사 변경과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경영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내재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이더스AI는 보통주 39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우선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액면가액은 1700원으로 총 663억원 모집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 발행된 마이더스AI의 총 발생 주식 수(3933만151주)의 99.2%의 신주가 발행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조달한 자금은 새로 진출하는 철강사업 강화를 위해 쓰인다. 지난 5월 마이더스AI는 스테인리스강 관련 가공·유통 전문 기업인 제이슨앤컴퍼니 지분 100%를 인수, 이달 말 흡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는데 제이슨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 상환과 철강사업부 공장 인수와 개축, 상품 구입 등에 유상증자 모집 자금 대부분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상황에서 지분인수와 흡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 등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연결기준 2019년 130억원, 2020년 82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던 마이더스AI는 미국의 마리화나 생산 전문기업 멜로즈 패실리티 매니지먼트(Melrose Facility Management)가 종속회사로 편입된 2021년 768억원을 기록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며 이 영향으로 2019년 -61억원, 2020년 -40억원을 냈던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올해 역시 당장 제이슨앤컴퍼니 인수 효과로 당장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제이슨앤컴퍼니가 종속기업에 편입됨에 따라 당장 2분기 연결실적에 반영되며 이달 말 흡수합병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제이슨앤컴퍼니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0년 매출 664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 2021년 매출 988억원과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양호한 실적과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이더스AI는 사명을 세토피아로 변경하는 등 이번 사업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유상증자가 새로 진출한 철강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목적인 만큼 성공적인 마무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려되는 점은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이다. 현재 최대주주의 지분율 자체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발행 목표 신주 물량이 지금까지 발행된 총 주식 수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라 지분희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이더스AI의 최대주주인 에스에이코퍼레이션은 주식 409만7656주를 보유, 지분율은 10.42% 정도다. 이들은 유상증자 배정물량의 50%를 청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유상증자가 100%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가정했을 때 배정물량의 50%를 소화할 경우 지분율은 7.86%로 떨어지게 된다. 통상적으로 얘기되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기준인 지분율 15%를 한참 밑돈다.
물론 유상증자 방식이 주주배정으로 구주주 청약률이 100%를 기록하지 못할 경우 미청약 물량만큼 신주가 발행되지 않기에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률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사업다각화의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의 위한 자금 조달인 만큼 100% 청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마이더스AI는 유상증자 신주에 일반적인 할인율보다 높은 24%로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추후 최대주주 지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채가 상당수 존재한다. 마이더스AI의 미상환 전환사채는 12회, 14회, 15회, 16회, 17회로 잔액은 255억원, 전환가능한 주식 수는 1745만9482주로 현재까지 발행된 총 주식 수에 44.39% 해당한다.
지난 5월 제이슨앤컴퍼니 인수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행한 17회 전환사채를 제외한 나머지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현재 주가보다 낮아 전환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 중 12회, 14회, 15회 전환사채는 올해부터 전환권 청구가 가능하며 지난 6월 14회 전환사채의 일부가 전환권 행사되기도 했다.
특히 마이더스AI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2차례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으며 7차례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사업의 지속 경영, 조직 운영의 효율성, 경영안정성 등을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바 있다.
마이더스AI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미청약 물량은 신주로 발행되지 않기에 아직 지분율 희석이 100% 확정된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만 최대주주 우호지분이 존재하고 있어 지분율 자체가 일부 희석된다고 해도 지배력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