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활동으로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에이치엘비(
HLB(028300))가 파이프라인 개발도 순항 중인 모습이다. 신약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LB그룹. (사진=HLB)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서제약은 표적항암제 파이로티닙에 대한 유방암 1차 치료제 임상3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파이로티닙은
HLB생명과학(067630)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유방암 치료제다. 지난 2020년 중국에서 유방암 2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번 임상은 HER2 양성 환자 5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이로티닙과 트라스트주맙, 도시탁셀의 병용임상이다. 1차 유효성지표(primary endpoints) 무진행생존기간(PFS)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됐다. 해당 데이터는 향후 암학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HLB생명과학은 2020년 9월 항서제약과 파이로티닙 국내 독점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에 대한 국내 임상3상 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고, 지난달 유방암 3차 치료제로 개발하는 3상 가교 IND를 제출했다. 가교 임상은 해외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이 국내에서도 동일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이다.
이에 따라 HLB그룹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HLB는 최근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간암, 선낭암 글로벌 임상을 마쳤으며, 신약허가(NDA)를 준비하고 있다.
HLB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한 혁신 신약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개발(R&D), 상용화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일반적인 신약개발 방식과 달리 지분 투자를 통해 검증된 신약 파이프라인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R&D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현재 HLB의 계열사인 엘레바, 이뮤노믹, 베리스모 등도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그룹에 합류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2020년 인수된
HLB제약(047920) 또한 원래 씨트리라는 이름의 완제의약품 제조기업이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프에이를 인수해 ‘HLB헬스케어사업부’로 재편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기준 HLB의 계열사는 41개사에 달한다.
이는 흑자 경영의 배경으로도 주목된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HLB는 올해 상반기 116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2.3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HLB 관계자는 <IB토마토>에 “HLB그룹은 ‘HBS(HLB 바이오 생태계, HLB Bio eco-System)’라는 이름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바이오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라며 “핵심은 그룹 관계사들이 서로 협력을 통해 신약물질을 개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망한 후보물질을 도입하거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파이프라인만 확장했을 뿐 아니라, 현금흐름을 크게 개선하는 데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