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에 대한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악의 경우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 또한 커지는 추세다.
이번 등급감시대상 재등록은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사고에 대해 행정처분이 오는 9월 결정 예정인 점을 반영한 것이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앞서 법제처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등록말소' 처분까지 내릴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서울시에 전달한 바 있다. 영업정지 처분은 처분 기간이 종료되면 신규 수주 및 착공 등 사업 영위가 가능하나, 등록말소 처분은 향후 건설업 면허 재등록이 5년간 제한되는 등 사업적, 재무적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등록말소 가능성은 사업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분양물량을 2만세대로 계획했으나, 광주 화정 사고 발생 후 절반 규모인 1만세대로 축소했다. 계획된 분양물량이 추가 감소하거나 분양일정이 지연되며 정상적인 신규분양이 어려워질 경우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
또한 이미 수주한 사업에서 계약해지 요구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수주경쟁력의 추가 훼손이 우려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 사고 이후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대전 도안아이파크시티2차 신축공사 △부산 서금사재정비촉진A 재개발 △경기 광주 곤지암 역세권 아파트 신축공사 △서울 광진구 광장상록타워 리모델링 등의 사업에서 시공권을 잃었다.
사고 관련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해당 단지의 전체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함에 따라 3377억원(지난해 4분기 1754억원, 올해 1분기 1623억원)의 비용을 선반영했고, 이후에도 안전관리비용 및 금융비용 부담이 있어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재시공 관련 추가 비용 1623억원이 반영됨에 따라 해당 분기 영업이익률(연결기준)은 –13.7%를 기록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사고 여파로 '유동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회사채 상환, 운영자금, 사업지 대여 등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은 소진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약 1조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1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차입금도 약 1조5000억원에서 약 2조1000억원으로 증가하며,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3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7000억원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자금보충을 약정한 PF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1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분양대금 유입에 따른 규모 축소, 분양 가능 사업지에 대한 대여전환, 사업성을 고려한 사업추진안 재협의(공동이행, 계약해지 등) 등을 통해 우발채무 규모를 축소하고 만기분산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자본시장 접근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PF유동화증권 차환이 차질을 빚을 경우 현금성자산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