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게임 퍼블리싱(유통) 사업에 집중해 온
카카오게임즈(293490)가 미래 성장 동력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 장기 흥행에 재미를 본 뒤,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고, 이를 통해 해외 게임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외 유망 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그간 미진했던 해외 실적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은 지난 6월30일 1조2041억원에 라이온하트 주식 30%를 추가로 취득했다. 앞서 선급금 4500억원을 지급했고, 이번에 잔금 7541억원을 납입 완료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라이온하트 지분은 54.95%로 증가했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게임즈가 '오딘'의 글로벌 판권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뒤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해 온 '오딘'은 현재까지도 국내, 대만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하반기 MMORPG 게임 선호도가 높은 일본 지역에 '오딘'을 출시해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그간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매출을 확대했다. '배틀그라운드' 등 PC게임 매출 위주였던 카카오게임즈가 모바일게임 산업 성장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이다. 2019년 전체 매출액 대비 47.4%(1853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020년 51.4%(2545억원), 지난해 75.3%(7629억원)까지 증가했다.
펄어비스(263750) '검은사막' 퍼블리싱이 국내에선 2019년, 북미
·유럽지역은 지난해 종료됐지만 '오딘'이 '검은사막'의 빈자리를 메꿨다.
라이온하트, 엑스엘게임즈, 메타보라 등 자회사 상황도 비슷하다. 이들의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019년 56.7%(1829억원)에서 2020년 66.3%(2506억원), 지난해 90.1%(7931억원)로 늘었다.
최근엔 내수 및 아시아 시장에 국한됐던 게임 서비스 지역도 서구권으로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럽 법인은 올해 미국게임 개발사인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미국 게임 개발사 '플레이어블 월즈'에 각각 2000만 달러(약 240억원), 1500만 달러(약 183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게임즈 MMORPG '오딘:발할라라이징' 이미지(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그간 미진했던 글로벌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019년 813억원이던 카카오게임즈의 해외 게임 매출액은 2020년 173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1426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1분기 대비 미진한 매출(310억원)을 냈다.
카카오게임즈는 IPO(기업공개) 및 CB(전환사채) 발행으로 M&A(인수합병) 자금을 마련, IP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재무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약 384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CB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금 활용 목적 대부분을 M&A 비용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시했다.
엑스엘게임즈의 인수대가 일부(753억원)를 영업권으로 인식하면서 지난해 241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지만 아직까지 순이익은 증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기조를 유지하며 건전한 재무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카카오게임즈는 서구권 공략, P2E 게임 출시 등 신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국내에선 엑스엘게임즈 개발 모바일 MMORPG 신작 및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아키월드 P2E(아시아)’, ‘버디샷 P2E(글로벌)’, ‘컴피츠P2E 4-6종(글로벌)’ 등도 출시 준비 중이다.
메타버스 자회사인 메타보라는 연내 10여종의 P2E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위메이드(112040) 네오위즈(095660)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인단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퍼즐, 캐주얼 게임, MMORPG까지 다양한 장르를 서비스하고 있는 강점이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퍼블리싱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 또한 큰 경쟁력"이라며 "라이온하트,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며 게임 개발력을 확보했고, 북미·유럽·동남아 시장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각 사업영역별 주력 시장을 탄탄하게 확장하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출시할 게임은 모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메타보라가 P2E 게임 10종 또한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장르의 글로벌 신작 라인업을 기반으로 다각화된 신사업 분야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