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잇단 압박에…국민은행, 예대금리차 호재 끝나나
저금리 조달 경쟁력 확보…예대금리차 2.02% ‘시중은행 1위’
WM·글로벌·투자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하락 방어
공개 2022-07-0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9: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금리상승기 수혜를 누렸던 KB국민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7년 만에 2% 예대금리(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차를 기록한 국민은행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거센 압박에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며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탓이다. 국민은행은 WM, 글로벌, 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2.02%로 전년 동기 대비 0.16%p 성장했다. 예대금리차가 2%를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사진=국민은행)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신한은행 전년 동기 대비 0.21%p 성장한 1.88% △하나은행 전년 동기 대비 0.21%p 성장한 1.82% △우리은행 전년 동기 대비 0.22%p 증가한 1.83%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가 상승하며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올리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저금리로 조달 경쟁력을 확보하며 예대금리차가 타 시중은행 대비 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한 총수신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지난 1월 0.88%→2월 0.93%→3월 0.96%→4월 1.01%로 0.05%p 범위에서 금리가 커졌다. 반면, 대출금리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올해 1월 3.12%에서 2월 3.20%→3월 3.28%→4월 3.36%로 대출금리는 약 0.1%p씩 상승했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인해 시중은행의 이자 수익도 크게 늘었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자수익은 3조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이어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2조7658억원, 하나은행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2조5585억원, 우리은행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2조5210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이 예대금리차 확대로 수익성을 확대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 모습을 지적하며 대출 금리 인하 압박을 주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17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라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 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와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정치권도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기존 분기별에서 매월 공개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에서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 속에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예대금리차 공시 기간과 방식 변경을 요청했다.
 
이 같은 금리 인하 압박에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낮추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p, 0.55%p 낮췄다.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현재 검토 중에 있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신한은행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0.25%p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금리 관련 신용등급 1~8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9~10등급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내달 1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p 인하할 예정이다.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리 인하 폭이 큰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금 규모는 321조2959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0.8% 늘었다. 이 중 금리인하를 단행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각각 121조7757억원(37.9%), 30조3508억원(9.4%)으로 집계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자·수수료·신탁을 제외한 기타영업수익은 6조4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래전부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비이자부분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대표적으로 WM, 글로벌, 투자 등 사업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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