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올해 1분기 법정 최고이자율과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도 수익성을 개선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는 카드사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더 악화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삼성카드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의 ROA(총자산순이익률)은 2.4%로 전년 동기 대비 0.1%p 개선됐다.
(사진=삼성카드)
같은 기간 국내 7개 전업신용카드사(신한카드·삼성카드·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의 평균 ROA는 전년 동기 대비 0.1%p 하락한 2.0%를 기록했다.
이는 법정 최고이자율과 우대가맹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자산 평균 운용수익률이 하락해 카드손익률이 하락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카드론이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되는 등 강화된 가계부채 규제로 인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카드자산 신규 취급액이 감소한 것도 수익성 하락에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체 카드사 중 ROA가 개선된 곳은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전년 동기 대비 0.3%p 개선된 2.1%) 뿐이다. 삼성카드 카드손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5%p 저하된 9.9%를 기록했지만, 이자비용률과 대손비용률은 각각 2.2%, 1.5%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판관비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0.3%p 하락한 2.0%를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카드는 작년 7월부터 법인카드 이용금액에 대한 이익 제공이 제한되면서 카드 서비스 비용을 줄였다. 여기에 비용효율성을 위해 지급수수료와 업무비용 등 주요 판매관리비용을 줄이며 판관비용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작년 상품 체계 재정립을 통해 iD카드상품을 신규 출시하고,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상위 카드사 중 가장 큰 실적 개선 폭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759억원,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어난 1608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는 118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실적은 작년 1분기 297억원의 격차에서 올해 1분기 151억원으로 줄었다. 삼성카드가 큰 폭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의 카드구매와 신용판매결제 시장점유율은 12.8%, 15.7%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p씩 늘었다. 반면, 신한카드의 카드구매, 신용판매결제 시장점유율은 17.6%, 17.7%로 전년 동기 대비 0.4%p, 0.1%p 소폭 감소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여행·여가 관련 소비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됐지만, 올해 하반기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하반기 GDP전망치를 3.1%(2월 전망치)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발행된 신규 카드채의 평균 조달비용은 3.2%로 올해 만기 도래가 예정된 카드채 평균 금리인 2.0% 대비 높은 수준이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가계 이자비용 부담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가계 소득과 소비성향이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해 카드이용실적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라 장기적으로 조달비용이 과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신용카드사 수익성에 주요 하방요인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삼성카드가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서영수
키움증권(039490)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는 차별적인 마케팅 능력으로 높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수수료율 인하를 대부분 상쇄한 양호한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라며 "시장점유율 확대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조달 구조를 구축해 적극적인 위험 관리로 부실화 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기 불황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으로 내실경영 기조 하에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라며 “또, 디지털 채널 개편 등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