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업체 바디텍메드가 장기적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치료약물농도감시(TDM) 판로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휴미라(아달리무맙)’, ‘허셉틴(트라스투주맙)’에 이어 ‘심포니(골리무맙)’, ‘아바스틴(베바시주맙)’까지 공략 대상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바디텍메드가 수출허가 받은 TDM 제품 3종. (사진=바디텍메드)
14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텍메드는 지난 13일 식품의약약품안전처로부터 ‘AFIAS Free Anti-Golimumab’과 ‘AFIAS Trastuzumab’, ‘AFIAS Bevacizumab’ 등 TDM 진단키트 3종에 대한 수출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3월 ‘AFIAS Free Anti-Adalimumab’을 허가받은 지 3개월 만이다.
이번에 수출허가 받은 AFIAS Free Anti-Golimumab은 류마티스관절염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에 사용되는 자가면역치료제 골리무맙 성분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진단키트다. 대표적인 골리무맙 제제는 ‘심포니’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레미케이드’로 굳건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얀센이 지난 2013년 출시한 TNF-α 억제제다.
AFIAS Trastuzumab은 전이성 유방암, 위암 치료제 허셉틴으로 대표되는 트라스투주맙 제제의 체내 약물 농도를 측정한다. 허셉틴은 로슈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 등 국내외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통해 시장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바디텍메드는 지난해에도 동일한 계열의 제품인 AFIAS Free Anti-Trastuzumab를 수출허가 받은 바 있다.
AFIAS Bevacizumab도 자궁경부암, 난소암 치료제인 베바시무맙 제제에 쓰인다. 이 제제 또한 로슈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오리지널사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 알보젠 등 여러 대형제약사가 국내외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바디텍메드는 이번에 승인받은 TDM 진단키트 3종을 자가면역치료제와 항암치료제 투여에 따른 이상 반응을 확인하고 치료제의 안정성과 적절한 투여량을 감시하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진단키트는 약물의 혈중 농도와 약물에 대한 면역반응 확인을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검사결과를 확인한 뒤 약물을 투여했던 기존과 달리, 환자의 상태를 현장에서 바로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환자가 방문한 장소에서 12분 내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가용 혈액 타입을 확대해 검사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TDM은 혈액 내 투여 약물의 농도가 치료적인 범위 내에 있는지 파악하고, 어떤 면역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항암항체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어 TDM 제품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TDM 시장은 2019년 22억9856만 달러(한화 약 2조7600억원)에서 2024년 32억9737만 달러(약 3조 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디텍메드는 이같은 TDM 제품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20년 12월 'AFIAS Total Anti-Infliximab'의 수출허가를 시작으로 자가면역치료제와 항암치료제의 TDM진단키트를 개발해 지금까지 총 10종의 수출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위해 바디텍메드는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면서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회사가 올해 1분기에만 42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2019년 1년치 R&D 비용 85억원 중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바디텍메드는 주요 항암항체 치료제를 대상으로 한 TDM 제품군 수출허가를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TDM 제품은 회사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카드”라며 “어떤 제품인지는 현재로선 공개할 수 없지만, 글로벌 TDM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군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