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 헬스케어, 수익성 악화에 부채 '경고음'
적자·지분투자 맞물리며 커진 부채·차입부담
자금조달 통한 자본확충으로 재무상태 유지
공개 2022-06-16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18: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비보존 헬스케어(082800)가 주력사업 위축으로 영업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사업에서도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전환권 행사 등을 통한 자본확충 효과로 유지되는 듯했던 재무안정성 지표도 올 들어 빚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보존 헬스케어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174.7%, 적정수준이 30%인 차입금의존도는 52%를 나타내며 위험신호를 보낸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부채비율은 50%p가, 차입금의존도는 8.7%p 상승했다. 개별도 비슷하다. 1분기 부채비율은 117.1%로 44.8%p 올랐고 차입금의존도는 51.5%로 11.6%p 악화됐다.
 
 
 
비보존 헬스케어의 공격적인 투자정책에 따른 영향 탓이다. 주력사업인 LED 모듈 제조업이 높은 경쟁강도, 중국업체의 공급과잉 영향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크게 위축되는 등 영업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 신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이 차입으로 이뤄지면서 관련 부담을 키웠다.
 
LED 부문 매출(비보존 헬스케어 개별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494억원, 2018년 460억원, 2019년 450억원, 2020년 282억원, 2021년 86억원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LED 조명 전환 정책으로 확대된 수요 혜택을 받았으나 일본 LED 전환사업이 마무리, 지난해 일본거래처와 수요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줄면서 수익성은 나빠졌다. 개별기준 2019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0년 -60억원으로 적자전환한 후 2021년 -113억원으로 적자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올해 1분기는 매출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2% 증가하며 회복했지만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손실폭은 오히려 커졌다.
 
이에 2020년 610억원에 비보존제약(지분 89%), 스피어테크(지분 100%) 25억원에 인수하며 종속기업에 편입,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019년 20억원에서 2020년 79억원, 2021년 179억원으로 적자가 점점 확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폭이 92.7% 늘어났다.
 
이렇듯 주력인 LED 사업과 새로 진출한 제약·바이오, 화장품 사업이 부진하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이 부진하자 투자금과 운영자금 등을 이유로 차입이 늘었다. 연결기준으로 2019년 부채비율 51.1%와 차입금의존도 25.4%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2020년 부채비율 122.4%와 차입금의존도 43.7%, 2021년 부채비율 124.7%와 차입금의존도 43.3%, 2022년 3월 말 부채비율 174.7와 차입금의존도 52%로 점점 나빠졌다.
 
 
 
이마저 2019년 154억원의 전환권 행사와 499억원의 유상증자, 2020년 287억원의 전환권 행사, 2021년 457억원의 전환권 행사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 때문으로 실질적인 부채·차입부담은 더욱 크다는 평가다. 별다른 자본확충이 없었던 올해 1분기의 경우 3개월 만에 부채비율은 50%p, 차입금의존도는 8.7%p가 각각 상승했다.
 
특히 당기순손실로 인해 결손금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을 통한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못하자 1분기 부분자본잠식(잠식률 8.8%)이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4월 582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2분기 자본잠식 탈출과 부채·차입부담 개선이 예상된다.
 
이는 비보존 헬스케어는 자금조달이 없다면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더구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상장사로서 비보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만큼 회사 자체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투자 외 계열사 지원을 위한 투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비보존 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13.48%의 지분을 보유한 비보존이었는데 지난 4월 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서 최대주주는 이두현 비보존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볼티아(지분 30.52%)’로 변경됐다.
 
앞선 3월 비보존 헬스케어가 비보존의 지분 15.4%를 604억원에 취득, 총 23.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기에 비보존 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두현 회장-볼티아-비보존 헬스케어-비보존으로 개편됐다. 비보존 헬스케어가 상장사로서 자금조달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비보존 헬스케어는 비보존에 기술도입계약으로 개발비 30억원과 케이피엠테크(042040)에 개발권 이전계약으로 개발비 20억원을 간접 지원한 바 있다.
 
결국 수익성 회복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창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재무구조 관리를 자금조달을 통해서만 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올 3월 말 기준 발행 전환사채 잔액이 380억원으로 비보존 헬스케어 사업역량 대비 과중하다면서 공격적인 지분투자 증으로 재무구조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부진한 영업실적 감안 시 현 수준의 재무지표 지속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비보존 헬스케어는 올해는 내년 완전한 흑자를 만들기 위한 기본틀을 만드는 시기라고 밝혔다. 비보존 제약과의 연내 합병도 고려하고 있으며 과거의 부실들을 다 정리, 헬스케어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비보존 헬스케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당장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면서도 “하반기부터 제약 쪽 매출이 회복되는 등 올해는 내년을 흑자로 시작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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