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맘스터치, 돌연 상폐…재매각 작업 속도 붙나
31일 자로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재매각설 ‘솔솔’
케이엘앤파트너스, 가야산샘물도 2년 만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매각 전례
공개 2022-06-02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9: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맘스터치가 5월 말일 자로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되며 재매각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맘스터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상장폐지를 통해 보다 수월한 방식으로 회사를 재매각하고,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줄였다는 점이 재매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맘스터치는 지난 3월30일 한국거래소에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으며 거래소가 심의를 거쳐 이를 승인했다. 맘스터치는 앞서 상장폐지 예고와 함께 올해 1월부터 공개매수를, 지난 30일까지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를 진행해왔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디홀딩스는 향후 6개월 동안 소액주주 주식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수 가격은 1주당 6만2000원이다.
 
(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맘스터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라는 상장명으로 지난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맘스터치를 창업한 정현식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 회사는 2021년 3월 맘스터치앤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장폐지가 맘스터치 재매각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맘스터치 인수 후 지분을 꾸준히 늘려 3월 말 기준 지분 77.56%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지분 59.82%를 보유하고 있었다.
 
매입 당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까지 맘스터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번 상장폐지가 매각 시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전에 지분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다. 
 
맘스터치가 상장법인으로 남는다면 기업가치는 시장의 기준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다. 케이엘앤파트너스 스스로 기업가치를 결정하기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상장폐지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다면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케이엘앤파트너스 입장에서 더 유리한 기업가치 산정방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평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기업의 가치를 높여 3~5년 후 재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인수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곧 맘스터치가 상장 최대 목표인 투자금 조달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뜻으로 귀결된다. 즉 굳이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으며, 실제로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이 자진 상장폐지를 한 경우가 종종 있었던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이미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한 적이 있다. 일례로 지난 2016년 인수했던 가야산샘물을 2년 만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게 되팔았다. 당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투자원금의 3배가 넘는 금액을 매각 대금으로 받았다. 
 
맘스터치가 상장폐지되면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분 100%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더 수월하게 맘스터치를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아울러 맘스터치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기준이 될 수 있는 실적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맘스터치의 누적 매출액은 2216억8646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억4498만원으로 53.9%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맘스터치 매장 수는 1352개로, 6대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1위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모펀드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식업체의 경우 일정 부분 실적이 개선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회사를 품고 있는 케이스가 많지 않다”라면서 “맘스터치의 상장폐지와 재매각은 일견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맘스터치의 실적도 개선이 됐고, 지금이 될지 약 1년 가량 경영실적을 더욱 개선한 뒤에 매각을 진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재매각 절차는 충분히 가능한 추론이다”라고 말했다.
 
향후 맘스터치의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최근 2~3년간 실적이 좋아진 부분과 사모펀드의 특성과 관련해 재매각이라는 게 당연한 사실이라는 전제를 놓고 본다면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최근 원자잿값이 상승하는 등 부담은 분명히 있어, 단기적으로 상반기까지는 원가부담으로 실적이 둔화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연간 매출은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IB토마토>에 “상장폐지는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문제”라며 “가장 큰 이유는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맘스터치의 주주들이 5~6만 명가량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로서 경제기사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다뤄질 때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가맹점의 방문자 수에 바로 반응이 되는 경우가 많아 가맹점의 매출 저하는 본사의 피해로 이어진다”라며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보호하고, 외부적인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주주들은 제쳐놓고 가맹점만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매수 가격을 최고가로 설정했고, 한 분이라도 손실 보고 나가는 주주가 없도록 투자자들 보호하기 위해서도 맘스터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재매각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매각을 협의하거나 제안을 받았거나 검토 중인 부분은 없다”라며 “금번 상장폐지가 사업성을 늘리기 위해서인 만큼 현재는 피자, 치킨 등 신규사업을 진행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하고 재매각은 그 후에 고려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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