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1천억원 넘게 수령 눈길…10년간 부영서 2700억원 넘게 받아계열사 배당금까지 합하면 수천억원 전망…경영권 승계 임박한 것으로 해석어떤 방식이든 승계 자금으로 활용할 듯…막내 딸 이서정, 오빠 제치고 사내이사 눈길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인 부영으로부터 126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부영으로부터 27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 배당금까지 더하면 지난 10년간 이 회장이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실적 부진에도 과도한 현금배당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부영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 배당금은 향후 이 회장 사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지만,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지주사 부영 지분 93.79%를 소유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등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14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해 11월4일 1주당 9600원씩 총 13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704억원을 배당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특히 배당액이 당기순이익(268억원)보다 5배 가까이 많아 배당성향도 485.63%를 기록했다. 자기주식 46만3334주는 배당금 산정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1313만1020주(93.79%)를 보유한 이 회장은 126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을 배당금 산정에서 제외하면서 이 회장의 배당금 지급 비율은 96.93%까지 올랐다.
문제는 지난해 부영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부영은 지난해 계열사 수익이 급감하면서 지분법이익이 전년(1891억원)보다 75.9%나 줄어든 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체 영업수익은 전년(1975억원)보다 73.6% 감소한 522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도 1923억원에서 47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아울러 부영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2828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액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98억원을 기록한 배당금은 2014년 169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704억원, 지난해에는 1300억원까지 늘린 것이다. 2017년과 2019년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총 배당금 2828억원 중 2741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금액은 다른 계열사 배당금을 제외한 지주사 부영 한곳에서 받은 배당금이다.
부영 이외에 광영토건, 동광주택산업, 부영대부파이낸스 등 주요 계열사도 지난 2020년까지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광영토건과 동광주택산업은 지난 2020년 이 회장 일가에게 각각 613억원, 202억원을 배당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 등 일가가 지금까지 회사로부터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이 배당금이 향후 어떻게 사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 배당금이 어떤 형식으로든 지분 상속 및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현재로서는 이 회장이 수천억 원 규모의 상속 및 증여세를 감수하고 경영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현재 부영그룹은 이 회장이 지주사 부영 지분 93.79%를 보유한 1인 지배체제다. 슬하에는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 차남 이성욱 부영주택 전무,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녀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가 있다. 이 중 장남 이 부사장만 부영 지분 2.18%를 소유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분 상속 및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부영 지분 가치는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상속세만으로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수 공인회계사는 <IB토마토>에 “아버지 통장에 현금이 많으면 정상적인 세무 절차를 거쳐 사후에 상속세를 내고 회사 경영권을 승계 받을 수 있다”라며 “문제는 아버지 통장에 현금 상속과 회사 지분 상속에 대한 세금을 모두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쌓여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해 부영으로부터 126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수령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3남 1녀 중 유일하게 막내딸 이서정 전무가 지난 2월 지주사 부영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부는 지주사를 포함해 모두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막내딸이 3명의 오빠들을 제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