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 회장, 1260억 배당금 챙겨…승계시계 빨라지나
한번에 1천억원 넘게 수령 눈길…10년간 부영서 2700억원 넘게 받아
계열사 배당금까지 합하면 수천억원 전망…경영권 승계 임박한 것으로 해석
어떤 방식이든 승계 자금으로 활용할 듯…막내 딸 이서정, 오빠 제치고 사내이사 눈길
공개 2022-04-18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4일 18: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인 부영으로부터 126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부영으로부터 27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 배당금까지 더하면 지난 10년간 이 회장이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실적 부진에도 과도한 현금배당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부영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 배당금은 향후 이 회장 사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지만,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지주사 부영 지분 93.79%를 소유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등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14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해 11월4일 1주당 9600원씩 총 13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704억원을 배당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특히 배당액이 당기순이익(268억원)보다 5배 가까이 많아 배당성향도 485.63%를 기록했다. 자기주식 46만3334주는 배당금 산정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1313만1020주(93.79%)를 보유한 이 회장은 126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을 배당금 산정에서 제외하면서 이 회장의 배당금 지급 비율은 96.93%까지 올랐다.
 
문제는 지난해 부영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부영은 지난해 계열사 수익이 급감하면서 지분법이익이 전년(1891억원)보다 75.9%나 줄어든 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체 영업수익은 전년(1975억원)보다 73.6% 감소한 522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도 1923억원에서 47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아울러 부영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2828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액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98억원을 기록한 배당금은 2014년 169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704억원, 지난해에는 1300억원까지 늘린 것이다. 2017년과 2019년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총 배당금 2828억원 중 2741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금액은 다른 계열사 배당금을 제외한 지주사 부영 한곳에서 받은 배당금이다.
 
부영 이외에 광영토건, 동광주택산업, 부영대부파이낸스 등 주요 계열사도 지난 2020년까지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광영토건과 동광주택산업은 지난 2020년 이 회장 일가에게 각각 613억원, 202억원을 배당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 등 일가가 지금까지 회사로부터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이 배당금이 향후 어떻게 사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 배당금이 어떤 형식으로든 지분 상속 및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현재로서는 이 회장이 수천억 원 규모의 상속 및 증여세를 감수하고 경영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현재 부영그룹은 이 회장이 지주사 부영 지분 93.79%를 보유한 1인 지배체제다. 슬하에는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 차남 이성욱 부영주택 전무,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녀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가 있다. 이 중 장남 이 부사장만 부영 지분 2.18%를 소유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분 상속 및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부영 지분 가치는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상속세만으로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수 공인회계사는 <IB토마토>에 “아버지 통장에 현금이 많으면 정상적인 세무 절차를 거쳐 사후에 상속세를 내고 회사 경영권을 승계 받을 수 있다”라며 “문제는 아버지 통장에 현금 상속과 회사 지분 상속에 대한 세금을 모두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쌓여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해 부영으로부터 126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수령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3남 1녀 중 유일하게 막내딸 이서정 전무가 지난 2월 지주사 부영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부는 지주사를 포함해 모두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막내딸이 3명의 오빠들을 제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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