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성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세종)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공부와 소통. 안혜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강조하는 기업 인수·합병(M&A) 변호사의 자질이다. 안 변호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판례와 법, 산업군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 고객의 가치 실현을 위해 눈높이에 맞게 소통하며 근본적인 법률적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안 변호사가 소속된 M&A그룹은 구주·신주 취득거래, 주식교환 등 다양한 방법의 인수합병 거래 구조에 대한 자문과 주식매매·합병계약서 등 각종 계약서 작성 업무를 도맡고 있다. 또 성공적인 거래 성사를 위해 전문가 집단이 하나의 팀을 이뤄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현지의 유수의 로펌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해외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M&A그룹은 국내외 기업의 각종 인수합병 업무를 전담해 처리한 경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316140) 공적자금 회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안 변호사는 해당 건에 대한 법률자문은 물론 기존 투자자 설득에 나섰으며 우리금융이 이사를 선임하는 방안 등을 고안해냈다.
안혜성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세종)
다음은 안혜성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해외로펌과의 공조로 성공적인 딜을 이끌어냈다.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달라.
△해외투자 특성상 외국환 신고, 기업결합신고 등에 대한 전문성이 추가로 요구된다. 그래서 통상 해외로펌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 세종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소재 로펌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3월 미국 로펌인 클리어리 가틀립(Cleary Gottlieb)과 함께
한화(000880)가 현지 수소에너지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도운 것이다. 올해 초에는 클리어리와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세콰이어캐피탈(Sequoia Capital)이 해외 브랜드 소개 패션 플랫폼 레어마켓을 인수하는 것도 대리했다.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관련 법률자문을 맡았다. 쟁점이나 주로 고려한 사안, 소감이 궁금하다.
△2009년 입사한 이후 줄곧 M&A그룹에 있으면서 맡아온 건이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분리매각 단계에서는, 최초로 금융지주회사를 인적분할하여 지방은행과 합병한 뒤에 매각하는 등 독창적인 거래구조를 시도하고 고민해 본 거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한 최종적으로 우리금융지주를 매각하는 단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규모 상 1인의 매수인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던 만큼 국가계약법 상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실시하여 다수의 과점주주에게 매각함으로써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를 완성하고 공적자금의 신속한 회수를 달성한 거래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프로젝트였다.
-대기업들이 M&A를 통해 구조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 맡았던 딜이 있는가.
△지난해 스톤브릿지캐피탈이 AJ토탈의 냉장·냉동창고 사업부문을 인수하도록 도왔다. 해당 사업부가 독립된 회사로 운용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른 사업부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자산 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거래액은 1275억원이였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SK(034730)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120110))가 합작해 만든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178920))의 지분매각도 추진했다. 당시 국내 PE인 글랜드우드PE가 6069억원 규모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실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계약장치를 고민하고 또 이를 당사자들이 합의하도록 적극적으로 협상해야 했다.
-한앤컴퍼니의 쌍용C&E(구 쌍용양회공업) 인수 전반을 담당했다. 국내 시멘트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만큼 해당 산업의 재편을 가져왔다는 평가도 받았고 업계의 환경적 약점을 지우는 데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소회가 어떤가.
△2016년에 진행된 건으로 탄소배출권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경제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큰 쟁점이었다. 그래서 실사 단계부터 경제적인 부분을 주식매매계약서(SPA)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후 한앤컴퍼니가 친환경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기업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만큼 보람을 느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M&A 시장이 한때 위축됐는데 현재는 어떤가. 산업군에 따라 차이도 분위기도 다를 것 같은데 전해달라.
△지난해는 유동성 공급으로 M&A 시장이 오히려 활발했다. 거래 규모도 커졌다. 그러나 기업가치(벨류에이션)가 높아진 측면도 있어서 참여기업은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군별로는 플랫폼이나 신사업의 경우 과거 스타트업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대기업이나 대규모 PE까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의 투자를 도왔던 것이 생각난다. KT의 경우 자회사인 케이뱅크가 금융 앱인 뱅크샐러드의 신주를 인수했는데 규모는 약 250억원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공유오피스 브랜드 스파크플러스의 신주를 457억원에 넘겨받았다. 대기업의 인프라와 노하우, 자금력을 벤처나 스타트업에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 뿌듯함이 느껴진다.
-M&A가 로펌의 주 수입원이지만, 업무 강도 또한 세다고 들었다. 해당 부문 변호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갖춰야 할 역량이 있는가.
△M&A 변호사는 딜 사이클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움직인다. 업무도 긴박하게 전개된다. 요즘 신세대들이 추구하는 안정적이고 평안한 삶과 배치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고객과 함께 추진한 M&A가 마무리될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M&A 대상기업이 일정 기간이 흐른 후 더 좋은 가치로 평가받기까지 하면 그 기쁨은 배가된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