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증권)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자산관리(WM)부문 강자로 자리매김한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수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주식양도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WM 부문 활성화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거래대금 감소,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 전망으로 증권업계는 WM 부문에 주목한 터였다.
WM은 증권사가 고객의 자산규모와 투자성향 등을 파악해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고 수수료를 얻어내는 사업이다. 증권사는 고객의 자산을 주로 펀드와 랩(Wrap),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판매·신탁한다. 랩은 주식과 채권, 펀드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양한 투자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윤석열 시대를 맞아 주식양도세 폐지 등이 담긴 자본시장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 속에 WM 부문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양도세 폐지로 증권사는 절세 기반의 금융상품, 손익 상계를 위한 포트폴리오 제공을 통해 WM 변화 기대감을 낮출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도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공약”이라며 “개인투자자는 물론 증권업종에도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업계 선두인 미래에셋증권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WM 부문서 강점을 지닌 만큼 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간 미래에셋증권은 WM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점유율이 2019년 15.9%로 하락했지만, 이후 18%대를 시현했다.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은 18.3%로 2위 한국투자증권(13.6%)과의 격차는 4.7%p를 나타냈다.
여기에 WM의 중요성이 대두된 상황이었다. 올해 들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2조4000억원과 비교해 42.4% 감소했다. 전월 42조원을 기록했지만, 반짝 활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WM 부문 강화를 시도해왔다. 지난해 1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자금이 투자자산으로 이동하는 큰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라며 “준비된 투자전문가로서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 글로벌 자산배분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나가자”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11월 지점 산하 WM영업팀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에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직원 육성과 팀 영업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분기 미래에셋증권의 별도 당기순이익은 8177억원으로 2020년 5907억원과 비교해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주식양도세 폐지에 따라 다소 아쉬웠던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 지표도 제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9년 0.7%, 2020년 0.8%, 지난해 3분기 1.3%를 가리키며 업계 평균을 0.2~0.3%p 가량 밑돌았다. WM 수익이 증대된다면 만회를 노릴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주식양도세 폐지와 거래세 완화는 주식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장기투자자 유도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라며 “특히 세금 부담을 느꼈던 전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를 통해 증권사 WM부문의 수익성도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양도세 폐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시행 예정 시기가 내년일 뿐만 아니라 현재 야당 의원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1대 국회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을 보유 중이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106석에 불과하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