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나인테크(267320)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2020년 상장 후 영업실적이 나빠지면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고 여기에 시설투자 등 지출이 대규모 발생하면서 차입과 같은 자금조달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결국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인테크는 3회차 전환사채를 통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70억원)과 운영자금(30억원) 확보이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016360),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5호,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NH투자증권(005940)을 대상으로 발행됐다.
타법인 주식 취득은 이차전지 부문 경쟁력 강화에 사용된다. 나인테크는 이차전지 제조용 장비에 국한된 제품군 확대를 위해 이차전지 배터리팩을 주력으로 하는 탈로스의 지분 60%를 72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는데 조달 자금은 이곳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디스플레이 제품군 확대는 물론 반도체 소재, 에너지 환경(유해에너지솔루션물질 처리, 폐기물활용 수소생산기술 등)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실적이 아쉽다. 영업실적은 2019년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나빠지고 있다. 매출의 경우 2018년 500억원에서 2019년 752억원으로 50.4% 증가한 후 2020년 659억원, 2021년 602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019년 65억원, 2020년 33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73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019년 42억원에서 2020년 -12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53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나인테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공급이 주력 사업인데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의 시설투자 지연이 발생한 영향을 받았고 여기에 납품을 해야 수익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물류 이슈로 인해 납품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커지는 재무부담이다. 점점 나빠진 실적에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며 외부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상황이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9년 -40억원, 2020년 -185억원, 2021년 3분기 누적 -67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진다고 해석된다.
부채총계를 살펴보면 2018년 226억원에서 2019년 370억원, 2020년 451억원, 2021년 582억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2020년 상장(스팩합병)을 통한 현금증가 효과로 인해 2019년 375%에서 2020년 158.7%로 개선됐으나 2021년 220.5%로 적정기준(200%)을 웃돌며 다시 나빠졌다.
차입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92억원에서 2019년 131억원, 2020년 248억원, 2021년 9월말 346억원으로 증가세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9년 28%, 2020년 33.7%, 2021년 9월 말 45.2%로 오르며 적정기준(30%)을 넘어섰다.
미상환된 전환사채는 작년 1월에 발행한 170억원 규모로 이들의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차입부담은 줄어들게 되지만 현재 주가(3일 종가)가 3455원으로 전환가액 4075원보다 낮아 전환권 행사 가능 시기(2022년 1월27일~2025년 12월27일)에 돌입했음에도 당장 조기 전환청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더구나 100억원의 3회차 전환사채 역시 당장은 장기 차입금으로 잡히기 때문에 당분간 차입부담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나인테크는 실적 회복을 통한 현금창출로 차입금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영업실적이 정상화되면서 충분히 재무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나인테크는
LG전자(066570)를 대상으로 지난달에는 59억원의 이차전지 장비 공급계약을, 이달에는 36억원의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적자전환은 지난 한 해 국한된 결과로 당장 올해 1분기부터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올해부터 영업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에 이를 바탕으로 재무부담 등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