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심화·원자재 비용 상승에 오는 6월 30일자로 종료 결정에너지사업부 직원 900명 타 사업본부와 계열회사로 재배치 예정BS사업본부 IT·로봇 등에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LG전자(066570)가 미래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기 위한 방안으로 12년 만에 태양광 셀과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철수한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시장 점유율이 1%대에 그치는 가운데, 원재료 상승 등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지자 지속 사업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사업 종료가 더 실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오는 6월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 경쟁심화와 지속적인 사업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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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사진=뉴시스)
LG전자는 지난해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며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하는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한번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시장과 사업환경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왔다. 2019년 1조1000억원대 매출은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했고,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다.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 종료로 8817억원의 매출이 줄어들며,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1.5%규모다. 다만 LG전자는 AS 등 필요 물량을 감안해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단기적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체질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9년 기준 중국 업체의 태양광 패널 점유율은 72%로, 글로벌 태양광 패널 업체 상위 10위 가운데 진코솔라, 론지솔라, 트리나솔라 등 8곳이 중국 기업이다. 이는 막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업체들이 저가 물량공세를 내세우면서 시장 강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로 LG전자는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에 대해서는 인력 재배치를 진행한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타 사업본부와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들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향후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선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한다. 또한 사업본부와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하며,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진행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에 주력하며,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며 고객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 “태양광 패널 사업은 향후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마진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가 없게 됐다”라며 “주력 사업인 전자와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도 태양광 패널보다는 전장 등 신사업 위주의 경쟁력을 확대가 더 큰 실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