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SK E&S가 지난해 준수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였지만, 당기순이익 감소와 대규모 배당으로 재무 불안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 E&S 2021년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034730)는 17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SK E&S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조8564억원·영업이익 62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도보다 36.6%, 영업이익은 157.6% 증가한 수치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3888억원으로 같은 기간 54.9% 급감했다. SK E&S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0년 CGH(China Gas Holdings Limited) 지분 매각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것의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K E&S의 경우 수소 사업 강화 등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당기순이익 하락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SK E&S는 성장중심의 적극적인 투자정책을 펼치고 있어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라며 “수소 사업 확장 전략과 개발 중인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고려할 때 향후 투자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서 “대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달에도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RCPS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 단기적으로 재무지표가 대폭 개선될 수 있지만, 투자자의 수익률·보통주 미전환 시의 우선주 배당률 가산 등을 고려할 때 부채 성격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SK E&S는 작년 11월 2조4000억원 규모의 RCPS를 조달했는데, SK E&S의 신용도를 고려할 때 RCPS의 조달 비용이 큰 편이어서 상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SK E&S의 재무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SK E&S는 이날 보통주당 6250원, 종류주당 2만3389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3857억7243만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9~2020년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49%)·CGH(China Gas Holdings) 지분(13.6%) 매각대금의 대부분이 배당금 지급으로 유출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지 못했다”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배당정책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소 사업·호주 가스전 개발·미국 에너지솔루션 투자 등 총 4조원을 웃도는 신규 투자를 결정했고, 여주 LNG발전소·LNG 수송 선박·경상 투자 등을 포함한 2021~2023년 연평균 투자 규모가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재무 부담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SK E&S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수소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코로나19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인 만큼 SK E&S 역시 재무안정성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