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을 겪고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환경·에너지부문에 투자를 단행한 영향이다. 여기에 반도체·연료전지·해외화공을 제외한 플랜트부문을 분할 후 매각함에 따라 현금창출력도 소폭 축소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책정됐다. 건설업 신용평가방법론을 적용했을 때 실질적으로는 ‘BBB’ 등급에 해당하지만 SK(034730)그룹의 지원 가능성덕분에 1노치 상향조정된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도 조정시공능력평가액(기술능력평가액+신인도평가액) 9위의 대형 건설사로 다각화된 공종포트폴리오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플랜트부문 매출 비중이 56% 수준이고, 토목부문과 건축부문도 각각 16%, 2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토목부문은 지하공동구, 대교 등 해외시장에서 풍부한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건축부문도 분양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외형 유지에 성공했다. 플랜트부문 역시 해외매출이 줄어들었으나 #SK하이닉스 등 계열매출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다만 2015년 이후 흑자를 유지해왔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0년부터 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하반기 폐기물·수처리업체인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8000억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투입한 영향이다.
지난해 들어서는 일반·의료폐기물 소각업을 영위하는 6개사에 총 4175억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블룸에너지 지분인수 대금으로 3035억원이 소요됐으며, 올해 1분기에는 해상풍력 구조물 회사인 삼강엠앤티(100090)에 대한 3426억원의 지분매입이 예정돼 있다.
그 결과 커버리지와 레버리지 지표도 크게 저하됐다. 2019년 말 5852억원까지 줄었던 조정순차입금(순차입금+상환우선주)이 지난해 3분기 1조7369억원까지 확대된 것이다. 조정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337.2%에서 372.8%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초 SK티엔에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도 인수비용을 감내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반도체·연료전지·해외화공을 제외한 플랜트부문을 분할·합병하고, 지난달 합병법인인 SK에코엔지니어링의 지분 50.01%를 약 4500억원에 매각한 것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다.
자료/한국기업평가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1분기에 삼강엠앤티의 인수대금(3246억원)을 지출할 예정이기에 분할합병법인의 우선주 지분을 외부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라며 “하지만 회사의 투자계획상 신규 투자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도 “연간 1조원대의 매출과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해온 사업부문이 분할매각돼 SK에코플랜트의 매출과 현금창출력이 일부 축소될 전망”이라면서도 “환경·에너지사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양호한 사업 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