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오딘
: 발할라 라이징
’의 선전을 바탕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 여기에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이 연결 편입되는 과정에서 일회성이지만 영업외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 다만 호실적을 견인했던
‘오딘
: 발할라 라이징
’에서 하향 안정화가 이뤄지는 추세인 만큼 실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먹거리인 보라
2.0과 신작 라인업들을 바탕으로 한 ‘비욘드 게임(Beyond Game)’ 전략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모바일게임·기타부문 선전에도 PC게임부문은 ‘뒷걸음질’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조125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년(4955억원) 대비 104.3%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5억원에서 1143억원으로 71.9%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675억원에서 5203억원으로 670.7%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실적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대표되는 모바일게임부문이 이끌었다. 모바일게임부문은 지난해에만 754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전년(2489억원) 대비 203.3%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모바일게임부문의 매출액 가운데 80.9%에 해당하는 6105억원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출시 이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유추할 수 있다.
기타 부문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기타부문은 2020년만 하더라도 매출액이 627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504억원까지 증가하며 2배 이상 뛰었다. 주요 종속회사 중 한 곳인 카카오VX가 ‘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스크린 골프, 골프용품 판매, 골프장 위탁운영 등을 영위했던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세나테크놀로지도 기타부문에 보탬이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7월 세나테크놀로지가 단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952억원을 들여 지분 54.5%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취득 예정일은 같은 해 8월11일이었으나 승인 절차가 미뤄지면서 주식 취득 예정일이 11월12일로 변경됐다. 4분기 기타 부문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78.8% 급증했다는 점에서 인수 효과를 엿볼 수 있다.
반면 PC게임 부문은 전년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838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071억원으로 41.7% 급감한 것이다. 북미와 유럽지역에 ‘엘리온’을 선보이고 ‘아키에이지’를 직접 서비스로 전환하며 수익성을 제고했지만, 그간 PC게임 부문 매출액의 상당수를 책임졌던 ‘검은사막’의 해외 서비스가 지난해 1분기 종료된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지는 ‘오딘’ 영향력…‘비욘드 게임’ 흥행 필요성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연결 편입된 효과도 상당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유럽법인을 통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30.4%를 인수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유럽법인에 4500억원을 출자하고, 유럽법인이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을 취득하는 형태이다.
해당 절차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당초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지분 21.6%를 직접 보유한 상태였다. 유럽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지분 30.4%를 합치면 과반 이상(52.0%)의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70.7% 급증한 것도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 취득과 무관하지 않다. 연결 편입 과정에서 공정가치 평가를 진행한 결과, 차익이 기타수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4분기에만 기타수익으로 6662억원을 벌었다. 2020년 한 해동안 기록한 기타수익이 423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인수금액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평가와 실적에 따라 결정하게 되어 있다”라며 “평가금액은 현재부터 나머지까지의 기대치를 회계법인에서 산정하는 단계이기에 향후 외부 감사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론칭 효과가 상당부분 희석됐다는 데 있다. 실제 모바일게임 부문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출시된 직후인 지난해 3분기 410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매출액이 2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말 챕터5 ‘무스펠하임’에 대한 사전예약을 실시한 이후 양대마켓 순위가 다시금 반등한 것이 위안거리이다.
이 같은 상황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대한 의존도가 보다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상반기 중 대만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선보일 계획이어서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에버소울’, ‘가디스오더’ 등 기대작과 더불어 보라2.0을 통해 선보일 ‘비욘드 게임’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비욘드 게임’이란 게임 바깥에서 다각도의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의 사명을 메타보라로 번경하고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보라2.0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겼다.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메타보라를 필두로 보라를 기축통화로 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IB토마토>에 “2022년에는 게임 영역에서 카카오게임즈만의 강점으로 국내외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단계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비욘드 게임’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면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