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얼터너티브 투자자문자산운용(이하 얼터너티브운용)이 전문사모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비대면 리테일 플랫폼을 선보인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이후 판매사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비대면 플랫폼으로 판로를 넓히기 위한 행보다. 다만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직접판매(직판) 또한 연착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모펀드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 확장성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터너티브운용은 이르면 내달 펀드 직판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코스콤을 통해 제공하던 서비스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펀드 직판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출시되며, 투자자는 펀드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과 펀드가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 일환으로 얼터너티브운용은 지난해 말 특허청에 '펀드고(펀드 Go)'라는 명칭의 상표권도 출원했다. '펀드GO'는 증권 전자거래·개인정보 관리·금융거래취급에 관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하는 애플리케이션상표(09류)로 등록됐으며, 현재 출원 상표에 대한 심사를 대기 중인 상태다.
얼터너티브운용은 기존 운용 펀드 가운데 성과가 우수한 대표펀드 등을 앞세워 비대면으로 신규 투자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모운용사 특성상 최소 3억원 이상 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드 당 최대 49인까지 펀드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출처/특허청 키프리스
얼터너티브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직판앱 시스템을) 개발·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정확한 출시 시일에 대해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펀드 매수와 계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고객 편의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판매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얼터너티브운용의 이번 도전은 사모펀드 시장 확장 여부를 보여줄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06년부터 자산운용사들은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판매 창구를 거치지 않고도 펀드를 직접 판매할 수 있었지만 현재 운용사 가운데 직접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운용사는 한화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 4곳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협회 역시 지난 2020년 펀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를 돕기 위해 펀드직판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펀드를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산설비와 인력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등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증권사와 금융지주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고 기존 판매회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직판 플랫폼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시장이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라임·옵티머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인해 수탁사인 은행과 판매사인 증권사 등이 사모펀드의 수탁·판매를 거부하는 상황이 나타나자, 얼터너티브자산운용은 비대면 플랫폼을 새로운 펀드판매 채널이자 생존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얼터너티브투자자문자산운용
얼터너티브운용의 경우 리테일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펀드 매매와 잔고관리, 계좌관리 등 지역에 상관없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얼터너티브 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은 개인이 68억원으로 전체의 98.57%를 차지하고 있으며, 법인(일반)은 1억원으로 1.43%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얼터너티브운용은 리서치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상장주식 관련 리서치를 담당할 애널리스트도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이후 블록딜(Block-Deal)과 장외주식, 대체부동산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장외주식과 부동산 개발·시행 등의 영역에서 시장을 개척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앞서 얼터너티브 운용은 2018년 6월 국내 첫 블록딜 사모펀드를 만들어, 2000억원 소프트클로징을 했으며 상장 가능성이 높은 장외주식을 선별해 소수의 투자자에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부동산 수익률 향상을 위한 개발·시행 특화 펀드 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에서는 침체됐던 사모펀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사의 리테일 직적판매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대비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5일 기준 전체 펀드 설정액(835억3348만원) 가운데 사모펀드 설정규모는 520억67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이 314억6552억원으로 2.11%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심이 회복되는 모습이다.
얼터너티브운용의 영업이익 또한 작년 9월 말 6억8000만원으로 전년동기(4억3000만원) 대비 56.20%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억7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얼터너티브운용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애널리스트는 별도의 장외주식 정보제공 플랫폼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라며 "지역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 이후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정책이 강화됐기 때문에 중소 운용사의 경우 직판을 도입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펀드 판매사 확보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앱 홍보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담도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