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거래대금 확대와 투자은행(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자본적정성에 대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외 실물·기업 투자 확대로 건전성 하방 압력이 높아진 까닭이다.
표/한국기업평가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NH투자증권의 제2160회 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신용등급을 ‘AA+·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NH금융그룹에 편입된 초대형IB로서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옵티머스를 비롯해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한 비경상 요인의 상당액을 장부에 반영함으로써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해 “작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6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IB로서, 자본력과 IB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근 3개년 평균 8.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면서 “부실자산 손상과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배상금 지급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부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 둔화로 증권 업황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외 투자확대에 따른 자본 완충력 저하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안 연구원은 “발행어음 사업자로서 조달규모의 빠른 증가와 국내외 실물·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자본적정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자기자본투자(PI)성 투자자산 중 고위험군 비중이 큰 편으로 건전성 부담이 내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작년 9월말 PI성 집합투자증권과 대출금(매입대출채권·사모사채 포함), 우발채무(연결 기준)규모는 6조1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국내외 기업(3조5000억원), 무등급 PF(9000억원), 해외 실물투자(9000억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진/NH투자증권
안 연구원은 “양적 부담이 작지 않고, 대부분이 국내외 기업과 무등급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실물투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위험선호성향이 높은 편”이라며 “국내외 실물경기 위축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특히 해외 호텔 및 복합 상업 시설과 국내외 무등급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건전성 측면에 부담요인으로 실제로 일부 해외 PF 자산(호텔, 복합상업시설)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증시거래 규모 감소세와 시장금리 상승, 작년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증권 업황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물자산가치 불확실성도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회수(Exit) 지연과 추가적인 자산 가치 하락가능성이 내재한 점과 2020년 하반기 이후 인프라 중심으로 동종업계(Peer0 대비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위험자산 규모와 자산특성, 예정된 셀다운(Sell down) 성사 여부, 투자자산의 신용사건(만기연장 또는 이자지급유예 등) 발생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선지 나이스(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작년 9월 말 고정이하자산 대비 충당금은 149.9% 등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우수한 편이지만, 국내·외 대형 부동산과 SOC 투자가 증가하면서 향후 해당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건전성과 손익 변동이 나타날 수 있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꼽았다.
국내외 부동산 경기 저하 등에 따른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연결기준 조정순자본비율은 2017년말 265%에서 지난해 9월 말 170%로 감소했다.
박 연구원은 “해외대체투자 등 고위험 익스포저(exposure)를 중심으로 위험인수가 증가한 점은 자본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경기변동에 취약한 대규모 부동산과 기업여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