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쌍용건설이 주택부문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공사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잉여현금흐름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현금창출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표/한국기업평가
29일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에 따르면 이들은 정기평가를 통해 쌍용건설의 기업어음 등급을 ‘A3’로 평가했다. ‘A3’는 단기적인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있으나, 장래의 환경변화에 따라 저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먼저 한기평은 쌍용건설의 사업안정성에 대해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쌍용건설의 진행 주택사업(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포함)은 올해 3분기 기준 9859가구로, 대부분 100%의 분양률을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매출규모도 1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3조5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착공 수주잔고도 3조1000억원대에 달해 중기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2016년 기준 3.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현재 1%를 밑돌고 있다. 국내토목 및 해외건축 부문에서의 추가 원가가 반영된 영향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에는 해외공사에서의 손실이 반영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원가율의 경우 94.9%로 높게 유지됐다. 올해 들어서는 주택부문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원가율은 개선됐으나, 해외공사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기 연장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98.0%,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 중이다.
표/한국기업평가
현금흐름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쌍용건설은 올해 준공사업에서의 매출채권 회수에 힘입어 잉여현금흐름(FCF)이 377억원으로 흑자전환됐다. 하지만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돼 온 데다 대여금·장기금융상품에 대한 변동성도 잠재돼 있어 현금창출력은 부진한 상태이다.
성태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쌍용건설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드랜드병원과 로얄 아틸란티스의 공정이 지연돼 간접비 상승과 원가부담을 겪고 있다”라며 “옥슬리타워도 발주처의 비용 청구 및 업무지연 등의 이유로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가율의 경우 장기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 인식으로 판관비 부담도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민간공사와 해외공사를 확대하면서 공사미수금이 증가해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된 점도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익성 악화에도 쌍용건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이 이날 쌍용건설을 대상으로 621억원의 유사증자를 실시해서다. 이번 유상증자는 실적 부진으로 쌍용건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건축의 호황에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해외건축에서 손실이 발생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라면서도 “ICD가 국부펀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회사의 신용하락 위기에 즉각적으로 대처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건설은 시공능력평가 30위, 조정시공능력순위 19위의 중견 건설사이다. 주택 브랜드로는 ‘더 플래티넘’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