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기업승계에서 주요 이슈는 세금과 경영권 분쟁인데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설계 등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농협중앙회,
태광(023160) 등 다양한 기업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상속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허윤규 법률사무소 율샘 대표 변호사는 유언대용신탁이 기업의 경영승계와 관련된 세금, 경영권 분쟁 문제 발생 가능성을 낮춰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윤규 법무사무소 율샘 대표 변호사. 사진/임성지 기자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자산을 제3자인 수탁자에게 맡기고 여기서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보장받다가 위탁자가 사망하게 되면 미리 계약한 대로 자산을 상속·배분하는 계약을 말한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허윤규 변호사는 유연성에 이점을 가진 유언대용신탁이 자산을 물려줄 때 선택의 폭을 확장시키는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 승계에서도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할 것으로 봤다. 증여나 상속을 통해 기업 승계가 진행될 경우 세금 문제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분배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세금 발생과 경영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자산가들은 은행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출시되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수수료 부담 등이 존재하지만 기업의 경우 관련 비용을 지급하면서도 이를 활용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허 변호사는 “기업(가업)승계와 관련 국가에서도 가업상속 공제제도와 연부연납 제도 등을 시행하면서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활발하게 이용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유언)대용신탁이 유연성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기업승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허윤규 법무사무소 율샘 대표 변호사.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허윤규 법률사무소 율샘 대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기업자문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전체 법조인 중 15%가 사내 변호사라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법무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법률적인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조직과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게 외부에서 구축된 법무팀처럼 법률자문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속 업무와 관련 기업자문 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
△농협중앙회에서 기업자문을 할 때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과 설계를 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고객들이 본인의 자산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물려줄 수 있을까 하는 상담을 많이 했었고 자연스럽게 상속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기업들의 자문 업무에서 상속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승계와 관련된 내용도 다루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금융권에서 선보인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위탁자가 맡긴 자산을 운용해야 하고 여기에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자산 규모가 크지 않거나 대부분 부동산인 일반 자산가의 경우는 부동산만 신탁을 하기 위해 굳이 많은 수수료 부담이 존재하는 금융권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법률사무소나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업승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지주사 전환’은 어떻게 보는가?
△지주사 역시 오너의 기업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며 과거 크게 유행했던 순환출자에 비해 투명하고 안정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 순환출자에 비해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 과감한 투자 등 신사업 진출이 용이하고 특정 계열사의 경영악화가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실제 내가 경험한 회사들도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자문과 일반적인 자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업자문의 경우 의사결정을 위해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순히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회사의 민감한 문제까지도 들여다보고 합리적인 결정을 제안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회사 문화, 과거 사례, 해당 기업의 주력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통찰) 등이 있어야 상담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
-변호사로서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면 우선 사내 변호사로서 조직 문화 적응이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갔던 2005년만 해도 사내 변호사 집단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요즘에는 사내 변호사가 활성화된 만큼 그런 것이 없다고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회사와 이질적인 집단이라는 인식도 존재했다. 또한 기업의 의사결정이라는 것이 법률적인 것 외에 경영적인 부분의 지식도 필요한데 경험이 없던 당시에는 어려움이 존재했다.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다
△이달에 김도윤 변호사와 함께 법무사무소 율샘을 설립하게 됐는데 강소 로펌으로서 율샘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법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