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SK증권(001510)이 저축은행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재무안정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늘어나며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K증권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평가했다. 지난 2018년 SK로부터 계열 분리된 이후에도
SK(034730)아이티테크놀로지 등 SK계열사 기업공개(IPO) 주관과 회사채 인수에 참여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가 이어지는 데다 위탁매매와 IB 부문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표/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에 따르면 SK증권의 최근 3개년(2018~2020년) 평균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4%로, 올해 9월 말 자기자본 규모는 6113억원으로 나왔다. 누적 순이익은 432억6362만원으로 작년 동기(51억5988억원)보다 738% 급증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SK증권은 위탁매매 수익의존도가 높아 증시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내재돼 있으나, 부채자본시장(DCM)부문 상위권의 시장지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주선 사업경쟁력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자산관리부문 경쟁력 제고와 수익처 다변화 목적으로 저축은행 인수와 트리니티자산운용, PTR자산운용 경영참여와 이지스자산운용, 조인에셋글로벌운용 등 단순투자, SKS마이데이터 등 PEF 등을 실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분투자 확대와 관련한 부담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안 연구원은 “경쟁사들과 달리 SK증권은 2018년 말의 단발성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자본확충을 이익유보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부진으로 이익규모가 미미해 자기자본 규모가 정체된 모습”이라며 “자본의 활용을 통한 위험인수 여력과 사업기회 확대가 제한되면서 시장지배력 측면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9월 말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이 각각 306.6%, 5.7배(위탁매매 일시계상 미수금 차감시 5.0배)로 자본적정성도 우수하다”면서도 “지분증권 운용규모 확대와 자회사 출자로 인해 2018년 이후 수정NCR 하락이 지속되어 왔고, 최근 연이어 이루어진 자산운용사 지분 취득, 캐피탈콜(Capital Call)을 통한 PEF 출자, MS저축은행 인수(390억원) 등도 자본완충력에 부담 요인”이라고 꼽았다.
사진/SK증권
한편 파생결합증권과 우발채무 관련 위험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올해 9월 말 SK증권의 우발채무는 262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2.9%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원은 “우발채무 기초자산이 PF와 실물부동산으로 구성돼 있고, 신규 사업장과 브릿지 대출 비중도 높은 편으로 개발자산 사업성과 부동산 업황변화에 따른 신용위험을 부담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증시거래 규모 감소 추세와 시장금리 상승 추세,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증권업황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 수지구조상 증시민감도가 높은 점도 영업실적 측면에 부담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말 시행한 유상증자(955억원)와 이후 후순위사채 발행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올해 9월 말 순자본비율은 376.9%이며, 조정순자본비율은 311.9%지만 PEF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최근 3년간 평균 35.3%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최근 사업다각화, 자본이득 획득 등을 목적으로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분취득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각화 추진과정에서 자금소요와 총위험액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