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300억원대 투자금 확보에 성공한
액션스퀘어(205500)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과거와 달리, 신작 ‘앤빌(ANVIL)’을 통해 PC·콘솔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계속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연구개발(R&D)에 매출액 대비 70%에 달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는 점은 확고한 경영 방침 아래 지속가능한 사업 성과와 경쟁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액션스퀘어는 이달 초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7090원이고, 신주 교부 예정일은 내달 29일이다.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되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의 경우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해 1년간 보호예수 된다.
액션스퀘어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까닭은 한때 실적을 견인했던 ‘블레이드’가 침체기에 빠져서다. 액션스퀘어는 2014년 4월 자체 지적재산권(IP)인 ‘블레이드 for Kakao(블레이드1)’가 출시 후 흥행에 성공하면서 성장한 게임사이다. ‘블레이드1’의 경우 출시된 직후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모바일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대상(대통령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블레이드1’의 성공은 다음해 상장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블레이드’ IP를 활용해 2017년 ‘삼국블레이드’와 2018년 ‘블레이드2 for Kakao(블레이드2)’를 국내에 출시했다. 다만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의 수명 주기가 2년여정도인 데다, 후속작인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가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액션스퀘어의 실적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실제 액션스퀘어는 ‘블레이드1’이 출시된 2014년만하더라도 매출액(별도)이 16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블레이드1’의 수명 주기가 다하면서 2016년 매출액이 4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후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의 출시로 2017년 매출액이 94억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2018년 75억원 △2019년 72억원 △2020년 63억원 등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액이 줄어들자 액션스퀘어는 4개년 연속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2019년 와이제이엠게임즈(193250)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지 않았다면 상장폐지 심사로 이어질 수 있던 위기였다. 액션스퀘어는 지난해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관리종목 지정요건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액션스퀘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블레이드1’과 올해 ‘블레이드2’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현재는 ‘삼국블레이드’가 거의 유일한 매출원”이라면서 “와이제이엠게임즈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는 개발 스튜디오를 통폐합시키는 과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관리종목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시행해 왔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액션스퀘어가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만큼 재무 건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액션스퀘어는 꾸준히 발생한 결손금으로 인해 3분기 연결 기준 22.8%의 자본잠식률을 기록 중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한 300억원 가운데 액면가인 21억원이 자본금에, 나머지가 주식발행초과금으로서 자본잉여금에 적용되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고무적인 점은 위메이드(112040)에 내년 2월 흡수합병되는 위메이드트리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데 있다. 위메이드트리는 위메이드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이다. 아울러 ‘미르4 글로벌’을 통해 호평을 받고 있는 위메이드의 P2E(Play to Earn) 생태계인 위믹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있어 주효한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위메이드와의 돈독한 관계가 형성된 만큼 액션스퀘어는 기존 게임들을 위믹스 플랫폼에 상장시키는 노력을 수행할 예정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도 액션스퀘어의 최대주주로 오른 직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게임 퍼블리싱 외에 애니메이션,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액션스퀘어의 신작 게임 ’앤빌’. 사진/액션스퀘어
아울러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액션스퀘어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평균 210.5%에 달했던 곳이다. 새 최대주주인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용 절감에 들어간 이후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출액의 70%가량을 게임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대표 게임사로 통하는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251270)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3분기 기준 각각 21.0%, 24.8%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무적인 수준이다. 뛰어난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펄어비스(263750)도 같은 기간 매출액의 33.6%를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액션스퀘어의 신작 게임 ‘앤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도 꾸준한 연구개발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앤빌’은 그간 액션스퀘어의 주력이었던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PC·콘솔 플랫폼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지난해 20%대를 웃돌던 모바일 게임 성장률이 올해 6%대까지 하락하는 것과 달리, 콘솔게임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액션스퀘어는 넷플릭스 원작 드라마인 ‘킹덤’의 IP를 활용한 ‘킹덤: 왕가의 피’ 등도 개발 중이다.
액션스퀘어 관계자는 “과거 ‘블레이드2’를 닌텐도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했지만 매출액이 미비했던 만큼 이번 ‘앤빌’이 액션스퀘어가 콘솔게임에 진출하는 본격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며 “스팀 플랫폼 외에 지난해 SK텔레콤(017670)과 엑스박스(Xbox)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수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게임사들에 비해 개발비가 높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라며 “현재 개발인원이 많을 뿐더러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IP를 활용한 게임은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컨셉으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