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창권 기자]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광폭 행보를 마치고 국내에 복귀한다. 특히 이 부회장은 현지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자”라며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22일(현지시각)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Google)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시스템반도체,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CT) 등의 혁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구글은 자사의 스마트폰 ‘픽셀’에 자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삼성전자가 생산한 제품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구글과 함께 안드로이드 동맹을 맺고 ICT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양사의 협업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며 매사추세츠주에서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뉴저지주에서 버라이즌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CEO와 잇따라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신규 파운드리 투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가닥을 잡으며 숨 가쁜 출장 일정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실리콘밸리 내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 들러 AI와 6G(6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에게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 세상과 산업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라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자”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오는 25일 속행되는
삼성물산(028260) 합병 등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르면 이날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 부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으로 많은 고객사와 접점을 마련한 것은 그간 재판으로 미뤄진 일정을 빠르게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뉴삼성을 강조한 것은 바이오와 5G, AI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을 챙기기 위한 발판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