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출처/IB토마토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말하는 벤처캐피탈(VC) 투자전략의 핵심이다. 그는 선행적인 분석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이며 스타트업과의 신뢰가 적극적인 가치증진(Value-adding)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VC 업계에서 25년 이상 몸담아온 박 대표는 현장을 찾는 것이 VC의 의무이자 LB인베스트먼트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LB인베스트먼트는 520개 기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105개 국내 기업과 기업공개(IPO) 성공 기쁨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6월 LG그룹(
LG(003550))이 설립한 LG창업투자회사의 후신이다. 2008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하며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600억원으로 올해 투자 규모는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상해사무소를 개설하며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LB인베스트먼트는 현지 벤처전문 미디어가 발표하는 중국 내 톱 50 외국계 VC에 잇달아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역량을 동남아에서도 발휘하겠다는 구상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출처/IB토마토
다음은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중점을 두고 진행한 사안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VC 업계의 변화도 요구되는 시기였다.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했으며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해졌다. LB인베스트먼트는 주력 시장인 중국에 더해 동남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동남아는 10년 전 중국과 닮았을 정도로 성장성이 높고 글로벌 투자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IPO 사례를 소개하자면?
△콘텐츠·온라인 부문에서 LB인베스트먼트가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콘텐츠 부문은 엔터테인먼크 기업
하이브(352820)(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 부문에는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있다.
기술(Technology) 스타트업인 이어플로우,
센코(347000)도 IPO 성공 사례다. IPO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와 신선식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마켓컬리,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의 성장성도 돋보인다.
LB인베스트먼트는 신뢰 쌓인 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초기 기업의 경우 3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후속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적극적인 투자가 신규 투자자 유치를 가능케 하고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M&A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새롭게 생각하는 분야가 있는가?
△지금까지 기본적인 기술의 배경은 인공지능(AI)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사스(SaaS)형 비즈니스가 글로벌 대상이다. 해당 비즈니스는 서비스 출현이 10년 단위로 이어진다. 새로운 사스형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코로나19로 원격진료 등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헬스케어, 정보통신(IT)에 강점이 있다. 제도 개선만 뒷받침된다면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또 우리나라는 콘텐츠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가수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그 방증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콘텐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전략까지 구상하고 있다.
-VC 업계가 보완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는 아니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미중 갈등 상황에서 주목도가 커졌다. 그만큼 인바운드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아웃바운드도 살펴봐야 한다. 글로벌 VC와의 경쟁,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도 필요하다. 이는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펀딩, 투자, 회수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는 우리나라 VC가 글로벌 시장에서 풀어야 나가야 할 숙제다.
-VC 업계에서 어려웠던 점은?
△지금은 기관투자자(LP) 기반이 넓어졌지만, 예전에는 펀드 조성이 힘들었다. 또 한국은 회수 방법이 IPO에 묶여 있었고 IPO 정책 변화에 따라 회수에 영향을 받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VCR) 인력도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B인베스트먼트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재들을 영입해왔다. 좋은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LB인베스트먼트만의 강점이다.
-기억에 남는 투자가 있는가.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하이브가 기억에 남는다. 6개월 동안 같이 작업하면서 해외 투자자도 함께 유치했다. 애도 많이 썼고 굉장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업계 시니어로써 또 최고경영자(CEO)로써 VCR과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이를 위해 내가 가진 국내외 다양한 경험을 전수할 생각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는가?
△스타트업이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됐으면 좋겠다. LB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해 준 LP에게는 가장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VC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 VCR에게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평가받고 싶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