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자산건전성 지표의 하방 압력도 커지고 있다. 기업공개(IPO)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시장 지위와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이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원화·외화 기준 Issuer Rating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국내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카카오(035720)(지분 27.26%)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뱅킹·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표/한국신용평가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의 월간유효사용자(Monthly Active User)는 약 1403만명으로 은행업 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9년 0.07%에서 지난해 0.47%, 올해 상반기 0.82%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보통주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은 각각 19.4%, 19.9%로 나타났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상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 여신이 금지됐고, 비대면영업의 제약과 가계부문에 편중된 여신구조로 가계부문 규제 리스크에 유연한 대처가 어려운 점은 영업기반 측면의 열위 요소로 꼽혔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방안에 따라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전체 신용대출의 30%까지 확대해야 한다”면서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0.6%로, 관련 대출 비중이 늘어나면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소액다수의 리테일여신 특성상 거액 부실화 가능성이 낮은 점과 최근 IPO 과정에서 확충된 2조5000억원 가량의 자본 완충력 등을 고려하면, 현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카카오뱅크가 준비 중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혁신성과 모방 난이도에 따른 성장속도가 대출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대손부담 경감과 장기적인 성장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아직까지 카카오뱅크는 풀뱅킹 서비스를 갖추지 못해 기업대출 상품이 없고 리테일 뱅킹에 특화된 영업기반 특성상 향후 기업대출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그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출포트폴리오의 차주별, 담보별, 업종별 다각화 수준은 기존 은행 대비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리스크 등에 유연한 대처가 어려운 점은 영업기반 측면의 열위 요소”라고 지목했다.
사진/백아란기자
이어 “외형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채, 커버드본드(Covered Bond 발행) 등을 통해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성은 증대되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빠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확충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방침도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토스뱅크 출범, K뱅크 증자로 인한 인터넷전문은행업계의 경쟁체제 본격화에 따른 영향과 법정최고금리 인하, 정부의 중금리(대출) 확대 계획 시행에 따른 저축은행 등 타업권과의 중·저신용자 대출 부문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조치 실행 여부와 백신 보급 추이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가 달라질 전망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한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잠재하고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상품 출시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에 따른 사업영역 확대 추이와 정부의 가계부채 총액 규제 영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