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에스트래픽(234300)이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불거졌다. 자본잠식 상태인 자회사 ‘서울신교통카드’의 자산손상에 따른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반영될 경우 자기자본이 부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서울신교통카드의 영업실적 개선이지만 이들의 사업구조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 속에 자회사의 부진은 지속적으로 에스트래픽의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트래픽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순손실은 195억4300만원으로 자기자본의 60.2%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라 올해나 내년 중 한 번이라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순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설 경우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올해 영업실적을 보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순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는 적은 편이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97%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억원과 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96억원이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환, 1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개선에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 50% 초과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는 이유는 종속 자회사인 서울신교통카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교통카드는 지하철 교통카드 사업을 위해 2017년에 출범했으며 주요 매출처는 지하철 승차고객의 교통카드 수집수수료(선·후불교통카드 수입금 0.3%)이다. 하지만 설립 당시 수립한 사업 예상과는 달리 무형자산상각비 등 고정비용이 매출액을 상회,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 -32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서울신교통카드가 에스트래픽의 종속자회사인 만큼 에스트래픽의 매출원가 대부분은 서울신교통카드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취득한 관리운영권에서 발생하는 무형자산 상각비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신교통카드의 지속적인 적자는 에스트래픽 연결손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손상차손은 회계 상 영업외비용에 반영되기에 에스트래픽의 당기순이익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신교통카드는 관리운영권(소유운영권)을 2017년 495억원에 취득했으나 매년 꾸준하게 진행된 상각과 2019년 66억원, 2020년 63억원의 손상발생으로 2020년 말 소유운영권은 222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에 에스트래픽의 관리운영권 잔액은 2017년 405억원이었으나 2019년 15억원, 2020년 118억원의 손상이 반영돼 2020년 말 188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2020년 118억원의 손상차손은 에스트래픽의 당기순손실 212억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도 서울신교통카드의 관리운영권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서울신교통카드의 주요 현금흐름이 소유운영권에서 창출되는 매출 감소 등이 지속될 경우 자산손상 검사가 이뤄지는데 올 상반기 서울신교통카드의 매출은 16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으로 여전히 부진했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하철 이용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스트래픽은 2022년부터 3년 동안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지정감사인을 지정받아 회계감사를 수감 받아야 하는 만큼 감사강도 강화로 인한 보수적인 회계기준 적용으로 손상차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에스트래픽은 올 6월 말 기준 서울신교통카드에 531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는데 이 담보가 서울신교통카드가 보유한 소유운영권 전액이다. 무형자산의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대여금 회수와 담보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경우 에스트래픽 별도의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자기자본이 부실해질 수도 있다.
물론 에스트래픽 자체적인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155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순손실의 자기자본 50% 초과는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조달되면 자기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 충족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다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서울신교통카드의 영업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손상차손 발생으로 인한 문제는 계속 에스트래픽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에스트래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 충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카드를 통해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요금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서울신교통카드의 사업구조를 고려할 때 지하철 요금동결,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실적에서 고전을 해왔다”라며 “모기업인 에스트래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